포항~건천간 산업도로 야생동물·잡초 차단시설 파손·변형된 채 방치돼
강풍에 차량 덮칠 경우 대형 교통사고 초래 우려

▲ 경주시 현곡면 일원 건포산업로 구간 가드레일 펜스가 부서진 채 도로로 튀어나와 운전자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정승훈기자
로드킬과 잡초를 막기 위해 국도변에 설치한 동초방지시설이 관리부실로 인해 흉물화되는 것은 물론 대형교통사고를 일으킬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포항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포항-건천간 국도20호선의 로드킬 예방과 잡초방지를 위해 도로변 가드레일 아래쪽에 동초방지시설(또는 방초스틸)을 설치했다.

이 시설물은 풀이나 나무가 도로로 뻗어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로드킬 예방 기능을 겸한 것이지만 설치후 6년동안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당부분이 부서지거나 휘어진 상태였으며, 일부는 잘려진 채 갓길에 나뒹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초 태풍같은 강풍이 불 경우 방치된 시설물이 뜯겨져 나가면서 도로를 달리던 차량을 덮칠 우려를 낳는 등 대형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설물이 이처럼 방치된 원인은 당초 가드레일과 지지대 사이에 판자모양의 철판을 설치할 경우 풀과 나무가 도로로 나오는 것을 방지하고, 중소형 동물의 접근도 막을 것으로 보고 설치했지만 효과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10년 설치후 관리 사각지대화 되면서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것은 물론 수시로 떨어져 나오는 철판조각으로 인해 차량이 곡예운전을 해야하는 급박한 상황이 잇따르고 있다.

결국 도로교통안전을 위해 설치한 동초방지시설이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지만 포항국토관리사무소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아예 보수나 철거계획조차 없이 손을 놓고 있어 운전자들만 목숨건 운행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포항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제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펜스가 파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고 발생 구간이나 신설 도로를 중심으로 관리하다 보니 미흡한 구간이 있을 수 있지만 특히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구간은 빠른 시일 내에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야생동물 로드킬 저감 대책 보고서'에서 중소형 동물의 접근 방지를 위해서는 철망 형태의 펜스가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한국도로공사는 가드레일 하단 바닥을 덮는 이른바 '방초매트'가 풀과 나무를 억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공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포항국토관리사무소 역시 이같은 평가에 따라 올해 6억원을 들여 28번국도 포항 흥해읍-경주 안강읍 구간에 부직포를 이용한 방초매트 설치작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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