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판정 항의하면 제재금 물려 전횡만 저지르는 프로축구 되면 K리그는 팬들의 사랑 못받아

지난 5월 8일 K리그 클래식 8라운드가 끝난 뒤 수원월드컵구장을 찾은 수원서포터즈들이 주심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싶다며 2시간 가량 출입문을 막아섰다.

이날 1-0으로 앞서던 수원은 전반 39분 신세계가 경기를 지연시켰다며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뒤 후반시작과 함께 연속 3골을 내주며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같은달 29일 전주월드컵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 전북-상주전. 후반 2분 상주 김성환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던 4분 이용이 홀딩파울로 경고를 받으며 경고누적 퇴장을 당했다. 상주는 후반 7분 박기동이 터뜨렸지만 이후 내리 3골을 허용하며 역시 2-3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 두 경기 모두 상대가 전북현대였다.

공교롭게도 전북은 지난달 2013년 스카우터가 심판들을 상대로 로비한 정황이 검찰에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말해야 하는 데 어떻게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동안 K리그가 보여준 모습들이 우연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K리그는 지난 2014년 10월 6위를 달리던 전남과 7위를 달리던 울산이 상·하위 스플릿 진출을 결정짓는 33라운드 경기에도 이상한 심판배정으로 논란이 됐었다. 당시 10월 18일 전남-서울전 주심과 대기심이 이튿날 울산-상주전 대기심과 주심으로 서로 자리를 바꿔 심판으로 나섰고, 이들의 이해하기 힘든 판정으로 프로축구계가 들끓었다.

이런 가운데 K리그는 심판들이 경기장에서 전횡을 저지르더라도 코칭스태프와 선수, 구단프런트까지 심판들의 판정에 대해 발언할 경우 제재금을 물도록 해 아예 재갈을 물려 놓았다.

물론 심판도 사람이기에 오판을 할 수가 있고, 또 판정에 대해 상대적인 판단도 있기 때문에 일정부분 K리그의 판단이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판정들이 특정팀에게 유리하도록 일방적으로 이뤄진다면 그것은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 29일 전북-상주전만 하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상주는 이날 후반 2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이용이 퇴장당했고, 7분 박기동이 추가골을 터뜨렸으나 수적한계를 넘지 못하고 2-3으로 역전당한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이 경기가 끝난 뒤 사후 영상판독을 통해 이용에게 주어진 경고누적 퇴장에 따른 1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을 감면시켜, 판정이 과했음을 스스로 시인했다.

어쨌든 그런 이해할 수 없는 도움(?)을 받은 전북은 심판매수 의혹속에서 선두로 나섰다.

최근 수년간 막대한 투자로 K리그 최고의 팀임을 자부하는 전북과 최강희 감독이 과연 이런 승리를 원하는 것일까?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물려놓고, 전횡만 저지르는 프로축구가 된다면 K리그는 절대로 팬들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다.

차제에 K리그도 프로야구처럼 실시간 영상판정시스템을 도입, 심판들의 전횡부터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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