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활산성 복원 때 고야촌 마을·촌장 위한 사당건립 필요"

▲ 9일 오후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경북문화포럼'에 참가한 시민들이 집중해서 강의를 듣고 있다.
"현재 발굴과 복원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명활산성 내부에 고야촌 마을 복원과 촌장 호진을 위한 사당건립이 있었으면 한다."

9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에서 '천년을 지켜낸 신라의 성곽'을 주제로 열린 '2016 경북문화포럼'은 삼국통일의 기반이 된 신라성곽 재조명을 통한 우리문화의 새로운 경쟁력과 가치 창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대부분 왕경 외곽에 위치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신라성곽의 현재 모습과 축성 시기, 재료, 규모, 특징 등을 전문가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하이코 2층 회의장에서 열린 개회식에 이어 진행된 심포지엄은 한국성곽학회 회장을 역임한 차용걸 충북대 명예교수의 '신라 축성사의 새로운 인식'이란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성곽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 박방룡 부산박물관 관장이 산성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주제 발표는 '신라 성곽의 현황과 특징'을 주제로 부산박물관 박방룡 관장과 (재)중원문화재연구원 조순흠 실장이 첫 세션을 진행했으며, 이어 경북대 이상훈 교수와 중원대 서영교 교수가 '신라의 천년과 새로운 천년'을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을 이어갔다.

기조강연에 나선 차용걸 교수는 "신라왕경은 커다란 강물이 자연적 해자가 되지 못하는 지형조건으로 인해 성벽으로 둘러싸인 계획적인 도시였다"면서 "한국 축성사에서 신라왕국의 성곽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방룡 관장은 '신라 도성의 산성 현황'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신라도성 지역에서 궁성인 월성과 소재미상의 금성을 제외하고 신라성곽으로 확인된 곳은 총 13개소 14개 성곽이다"며 "산성 축조는 시기적 흐름에 따라 변천되는 양상이 포착되는데, 이는 결국 도성의 확대와 방위체제의 강화과정을 반영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신라 석축산성의 현황과 특징'이란 주제를 발표한 조순흠 실장은 "일반적으로 신라성곽의 발전 단계는 토성에서 석성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신라 석축산성이 어느 시점에 축조되기 시작하는지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면서 "점령지역을 지속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변경지역에 축성을 시작한 5세기 후반부터 7세기 초까지 활발하게 축성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경북문화포럼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또한 조 실장은 △외측 성벽 하단부에 단면 삼각형 내지 장방형의 기단보축성벽 축조 △성벽 상면에 타의 구분이 없는 평여장 시설 △성문은 대부분 현문식으로 축조 △계곡부를 통과하는 성벽에 성벽통과식 수구 마련 등을 신라 석축산성의 특징으로 꼽았다.

두 번째 세션 발표자로 나선 경북대 이상훈 교수는 '전쟁사로 본 신라의 성곽'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경주지역의 성곽은 수도를 지키기 위한 군사적 방어시설로 볼 수 있다"며 "월성의 동쪽에는 명활산성, 서쪽에는 작성·부산성, 남쪽에는 남산토성·남산신성·고허성, 북쪽에는 구성·양동리성이 자리잡고 있어 적의 진입 길목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중원대 서영교 교수는 '명활성의 발굴·복원·활용을 위한 역사적 제언'이란 주제 발표에서 "현재 발굴과 복원이 진행되고 있는 명활산성은 왜군의 신라왕경 침략을 막아내는 중요한 거점으로, 왕궁인 월성과 연계된 어떠한 방어체계를 가지고 있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면서 "발굴 복원 시 명활산성의 방어용도에도 주의를 해야 하지만 성문을 열고 외부를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또한 "삼국유사 기록을 통해 명활성 내부에 촌장의 이름이 '호진(虎珍)'인 '고야촌(高耶村)'이 존재한 것을 알 수 있다"며 "명활산성 복원 시 내부에 고야촌 마을 복원과 촌장을 위한 사당을 건립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 한 참가자가 메모를 하며 주의깊게 강의를 듣고 있다.

이어 경북대 주보돈 교수를 좌장으로 박방룡 관장 등 4명의 연사들과 동국대 최정자 교수, 이진락 경북도 의원, 이동욱 경북일보 편집국장 등 총 8명이 '새로운 천년과 문화융성'을 주제로 행사 참석자들과 함께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경북문화포럼'은 그동안 '신라인들의 힐링 유적을 찾아서(낭산)', '김교각 지장보살을 통한 한중 문화교류', '황금의 나라 신라를 통해 본 경주의 정체성과 비전' 등 매년 신선한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면서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환영만찬에서 이동욱 경북일보편집국장이 건배사를 하고 있다.
▲ 경북문화포럼에 참가한 시민들이 신라성곽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유홍근기자 hgyu@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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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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