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영원한 수령'·김정일 '영원한 수반'·김정은 '위대한 령도자'

북한이 지난 달 7차 당 대회 이후 개정한 당규약에 김일성 주석을 '영원한 수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수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위대한 령도자'로 각각 호칭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개정 전인 2012년 노동당 규약에는 김일성 주석을 조선 인민의 '탁월한 령도자','영원한 수령'으로 명시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영원한 총비서', 영원한 수령'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당과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로 호칭했다.

10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조선로동당 규약 주체 105(2016)' 서문은 김정은에 대해 "김정은 동지는 노동당을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당으로 강화 발전시키고 주체혁명을 최후승리로 이끄는 노동당과 조선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라고 명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호칭은 개정 전 규약의 표현과 비슷하다.

다만, 규약은 "위대한 김일성 동지는 노동당의 창건자이시고 영원한 수령"이라면서 "김정일 동지는 노동당의 상징이고 영원한 수반"이라고 밝혔다. 김정일의 호칭은 '수반'으로 바뀌었다.

북한 매체는 평소 '위대한 수령님들'이라는 표현을 통해 김일성과 김정일을 똑같은 '수령'으로 칭했다.

하지만 당규약에는 반드시 철학적 논법이 명시돼야 하므로 다르게 명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보통 수령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은 당을 창건하고 혁명사상을 창시한 사람에게 붙이는 호칭으로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김일성 주석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이어 "당규약에 김정일을 수반으로 김정은을 영도자로 표기한 것은 과거로 따지면 김정일이 수반이 되고 현재로 따지면 김정은이 영도자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할아버지 따라 하기에 열중하고 있지만, 영원한 수령으로 각인된 김 주석의 반열에 올라설 수 없다는 판단하에 아버지 김정일과 같은 영도자로서 동격의 위치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일성이 영원한 수령으로 부각된 이상 김정일과 김정은은 지도자의 같은 일원으로, 동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김일성은 혁명의 창시자이고 김정일과 김정은은 혁명을 실천하는 동격의 실천자로 보는 것이 옳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6~9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제7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으로 당 규약을 개정했다.

총 52페이지 분량의 규약은 '당원'과 '당의 조직원칙과 조직구조', '당의 중앙조직', '당의 도·시·군 조직', '당의 기층조직', '조선인민군 안의 당조직', '당과 인민정권', '당과 근로단체', '당 마크, 당기' 등 총 9장으로 되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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