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통합'이 대세 '해오름동맹'으로 상생 발전 새로운 2천년의 꿈 펼쳐야

모름지기 사람은 꿈을 먹고 산다.

꿈이 없는 삶은 그저 무의미할 뿐이고, 그렇게 가다 보면 인생이 절벽 앞에 다다른다. 한 도시의 운명도 인생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도시는 사람들의 꿈을 접게 만들고 사람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낸다. 마침내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한때 잘나갔던 지역의 철강산업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포항경제가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강일변도의 편식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머지않아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 것이란 진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끊임 없이 지적돼 왔다. 산업 다변화라는 그에 대한 처방도 있었지만 당장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게을리 한 탓에 급기야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지역경제에 위험 증상이 나타나는 이 엄중한 시기에 포항과 경주와 울산이 이달 말에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공동발전을 위한 '해오름동맹'을 맺는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는 포항과 경주의 상생발전을 위한 '형산강 프로젝트'에 이은 또 하나의 기대와 희망으로 여간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포항·경주·울산은 울산~포항고속도로와 함께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이 오는 2018년 완공되고, 국도 31호선 확장 등이 이루어지면 산업경제, 문화관광, 생활환경 등에서 단일 생활권을 형성할 수 있다.

이들 도시들이 해오름동맹을 통해 공동의 비전과 사업을 설계하고 추진한다면 중복투자를 없애고,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의 상호연계성을 더욱 강화해 지역발전에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세계경제 또한 '통합'이 대세가 되고 있다. 경제만큼은 뭉쳐야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이다. EU(유럽연합)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TT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 거대 경제블록들이 탄생했고, 국경 없는 FTA(자유무역협정)는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인구 200만 명에 경제규모가 95조원에 이르는 해오름동맹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발전의 필수인 것이다.

해오름동맹은 무엇보다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넓혀 그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를 폭넓게 형성해나가야 한다. 또한 동맹이라는 거대담론 이전에 지역이기주의를 최대한 서로 자제하고 미래공동번영의 꿈을 보면서 먼저 양보하는 지혜가 동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동맹도시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공고히 구축해 해오름경제권을 환동해·환태평양 경제권의 거점지역으로 거듭 도약시켜나가야 한다.

포항·경주·울산을 중심으로 건국됐던 신라는 삼국 중에서 가장 뒤처진 나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가던 백제와 고구려를 차례로 흡수하며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루었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아마 동맹과 연합의 힘이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저력을 지닌 해오름동맹은 신라가 건국되기 이전인 진한연맹체 중에서도 가장 이웃한 국가들로 끈끈한 결속관계를 2천년 넘게 유지해온 유구한 역사를 함께하는 동맹이다. 그 2천년의 동맹을 기반으로 새로운 2천년의 담대한 꿈을 펼쳐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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