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이모자라는까닭이다.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나는우리집내문패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진다.식구야봉(封)한창호에더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收入)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처럼월광이묻었다우리집이앓나보다그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수명(壽命)을헐어서전당잡히나보다.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문을열려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


감상) 세상은 아버지로 가득하다 문 못 여는 아버지, 문 못 찾는 아버지, 문을 모른 척하는 아버지, 문을 부수는 아버지, 문에 못을 박는 아버지, 문을 만드는 아버지, 문을 넓히는 아버지, 그 문을 열고 투신하는 아버지, 나는……그 어느 것도 못한 무관심한 아버지다(시인 최라라)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