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관광자원화 어떻게 할 것인가?] 3. 부산도시철도 4호선 관광자원화 현황과 시사점

2011년 3월 30일 부산 미남역~안평역 12.7㎞(지하 7.2㎞, 고가 5.5㎞) 구간 14개의 정거장을 가진 한국형 고무차륜 무인경전철로 개통한 부산도시철도 4호선은 대구 하늘열차보다 4년 빨리 개통했다. 국내 최초의 무인경전철이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 경전철은 개통 이후 반송~서면의 소요시간을 30분이내로 단축시키고 낙후지역인 금사, 반송, 기장지역 발전을 앞당기는 등 부산시내 15개 구·군을 관통하는 명실상부한 도심 교통수단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구 하늘열차와 달리 지상보다는 지하구간이 더 많은 특성에도 불구하고 4호선과 연계한 특색있는 관광자원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부산의 사례를 들여다봤다.

▲ 부산도시철도 4호선 안평 종점에 위치한 경전철 홍보관을 찾은 시민들이 도시철도의 발달사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③부산도시철도 4호선 관광자원화 현황과 시사점

△국내 최초 역사(驛舍) 전시관

관광 도시 부산에는 해운대와 광안리,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 등 관광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이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은 시티투어버스와 지하철, 자가용 등 각양각색이다. 4호선 경전철은 관광지와는 크게 거리가 먼 노선을 대부분 지상보다는 지하구간을 운행하는 탓에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에는 약점이 너무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역사(驛舍) 자체를 하나의 관광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가 동래구 수안동 4호선 수안역사 내에 설치한 1천29㎡(약 310평) 규모의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이 그것이다.

2005년 4월 수안역 건설현장에서 조선 전기 동래읍성의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밖에 땅을 파서 물을 흐르게 하는 도랑)가 발견됐고, 5차례 발굴조사를 통해 임진왜란 때 동래읍성 전투에서 희생된 수많은 인골과 무기류를 출토하면서 당시 전투의 참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적임을 확인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동래읍성 해자와 해자에서 출토된 무기류와 갑옷 등의 유물 등을 복원, 임진왜란 당시 동래읍성 전투의 생생한 모습과 목숨을 걸고 적에 맞선 선조들의 항쟁 정신을 보여주는 교육장으로 만들었다. 국내 도시철도 최초의 유물전시관이자 테마역이 된 것이다.

철도 역사 안에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역사(歷史) 전시관이다. 임진왜란 동래읍성 전투의 역사(歷史)가 있는 역사(驛舍)인 수안역에서는 동래읍성 축소모형을 비롯해 동래읍성 전투를 3D 동영상으로 체험할 수도 있다. 평소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데도 학생과 일본인 관광객, 일반인 등의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에는 2011년 개관 이후 하루 평균 123명씩 총 4만5천13명이 방문했다.

여기에다 부산시 동래구는 전통시장과 연계한 동래읍성 스탬프투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을 메인 포인트로 잡고 활용하고 있다.

수안역 대합실 바닥에도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였던 송상현 공의 위상과 절개를 상징하는 수자기(帥字旗)를, 벽면에는 동래부사접사왜도와 동래부순절도, 임진전란도를 새겨 역사교육의 장으로 만들었다. 수자기는 조선시대 군영 최고 지휘관이 사용하던 군기(軍旗)로 진영 내 장군이 있음을 알리는 역할을 했으며, 동래부사접왜사도는 동래부사가 왜의 사신을 맞이하러 가는 행렬과 의례장면을 묘사한 10폭의 병풍이다. 동래부순절도는 동래읍성 전투를 묘사하고 있으며, 임진전란도는 동래부의 군기감관인 화사 이시눌이 임진왜란 때 부산진성과 다대진성, 몰운대 부산포해전, 자성대 등의 순절을 기리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최낙철 부산도통공사 홍보실장은 “도시철도 역사 자체가 관광콘테츠가 된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4호선 이용객 증대 및 외부 관광객 유입 효과로 도시철도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 수안역사 내에 위치한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을 찾은 시민들이 해설자로 부터 동래읍성 전투와 각종 유물에 관한 역사 이야기를 듣고 있다.

△도시철도 ‘이야기’를 입다

부산시도 도시철도 역 마다 숨겨진 이야기들을 300쪽가량의 관광스토리텔링 북으로 재탄생시키면서 4호선의 매력을 홍보하고 있다.

2014년 12월 ‘도시철도, 보석으로 빛나다’를 통해 1~4호선 4개 노선을 변화의 길, 치유의 길, 소통의 길, 창조의 길로 표현했다.

‘창조의 길’ 위에 놓인 4호선은 무한한 가능성을 담고 있다고 이 책에서 강조했다. 매력적인 고전미와 현대미가 창조적이미지를 덧입힌 4호선은 지적이며 이성적인 ‘파란색’으로 구현했다. 부산이 앞으로도 창조적인 도시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시철도가 관광자원과 연계해 여행의 즐거움과 일상의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며 “관광자원을 홍보하고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최초의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부산도시철도 4호선 경전철이 아치형 사장교를 지나 반여농산물시장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경전철 자체가 관광자원

부산교통공사는 4호선 경전철 자체를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장군 철마면 안평리 안평 종점 차량기지에는 경전철 홍보관과 테마공원이 있는데, ‘경전철운영사업소’로 이름 붙인 이곳은 견학과 휴식 코스로 자리잡았다.

경전철운영사업소는 기존의 차량기지 개념에 전동차 운행을 제어하는 관제센터, 경전철 홍보관,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휴메트로 테마공원을 더한 복합공간으로 구성, 경전철 시대의 새로운 차량기지 개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9㎡ 규모의 경전철 홍보관은 세계 4번째 국산화로 개발한 한국형 경전철의 우수성과 특징, 안전체험 공간으로 꾸민 전국 유일의 도시철도 소재 박물관으로,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과 충렬사 등과 함께 묶은 탐방학습 패키지 코스로 인기가 높다.

사업소 입구 7천625㎡ 규모의 수목이 우거진 부지에 잔디마당과 어린이 풋살장, 놀이 시설을 갖춘 휴메트로 테마공원은 부산도시철도 4호선만이 갖고 있는 색다른 휴식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부산의 땅속과 땅위를 누비는 4호선 경전철이 역사적인 콘텐츠,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겨찾는 매개체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관광자원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배준수기자 baepro@kyongbuk.com
사진=유홍근기자 hgyu@kyongbuk.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