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브렉시트(Brexit)의 후폭풍은 당장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구와 포항 구미 등 경북권의 수출 주력 업종인 철강과 전자, 자동차 부품 등은 오히려 수출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한반도 등 국제 정치 질서에도 거세게 몰아칠 조짐이다. 그간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에 대항해온 러시아와 중국은 브렉시트를 계기로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양상이다.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공동성명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등 공동보조 강화를 확인했다.

중러북 대 한미일 신 냉전구도까지 점쳐진다. 한반도 안보 환경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이들 국가의 외교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이라는 절체절명의 당면과제를 안은 우리로선 중러북의 신밀월은 한반도에 새로운 외교 변수가 될 것이다.

‘유럽의 균열’로 미국의 외교적 관심이 다시 유럽과 중동 지역으로 쏠릴 경우 북한의 오판이 우려되고 안보 불안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미 대선 이후 새 행정부의 외교전략 우선순위에서 한반도 문제는 뒤로 밀려날 수도 있다.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느라 엄청난 피해를 본 6.25전쟁이 일어난 것은 미국이 한반도를 방위선에서 제외한다는 1950년 1월 미국의 애치슨 라인(Acheson line) 발표를 믿은 김일성 박헌영의 오판 때문이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국제 정세를 맞아 우리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일관계는 막후 교섭이 필요하다. 그만큼 우리 정치계에 지일(知日)파 정치인과 관료의 존재가 귀중하다. 일본통인 김종필 김수한 전 의원 등이 정계를 떠나고 김태환 심윤조의원마저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해 일본통이 부재하다는 것.

김석기 새누리당 의원(주)이 초선의원이지만 정가에서는 일본통으로 부상할 재목으로 예상하고 있어 벌써부터 그 역할이 주목된다. 그는 한국공항공사 사장 시절인 지난해 말 일본 각계 요로 지인들에게 연하장을 1천500장이나 보냈고, 의원에 당선되면서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비서관을 채용했다고 한다. 또 경주 감포항과 교토 마이즈루항을 크루즈 뱃길로 연결하는 공약에 대한 실천의지가 강한 것도 한일 상호 발전에 대한 그의 평소 신념의 결과다.

김 의원은 1990년 일본 경찰대학에 유학했고, 2011년 총영사를 지냈다. 그는 당선자 시절인 지난달 지난 22~24일 도쿄를 찾아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회장단을 만나며 한일 외교를 이미 시작했다. 당시 일본 언론에서 “4.13 한국총선에서 지일파들이 모두 낙선해 여당에서는 김석기가 유일하다. 일본측에서 김석기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브렉시트 이후 국제질서의 변화 흐름을 제대로 읽고 대처하는 외교적 역량이 요구된다. 한일 신외교가 우리의 외교 역량을 보여줄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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