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분열된 영국서도 추도식…"포탄 모두 수거하려면 500년 걸려"

“이곳 포탄을 모두 수거하려면 앞으로도 500년이 걸릴 것이다”.

1차 세계대전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북부 솜 전투가 1일 발발 100주년을 맞았지만, 그곳 농부들은 아직도 포탄 잔해 치우기에 바쁘다. 지역 당국은 올 들어 300회에 걸쳐 약 25톤(t)의 탄피와 불발탄, 기타 총기류 등을 수거했지만 ‘철(鐵) 수확’이 끝나려면 아직 요원하다.

마을 한편에 수북이 쌓인 각종 포탄 탄피와 총기, 불발탄 등은 당시 치열했던 100년 전의 전투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솜 전투의 주력군은 영국군과 독일군이었다. 전투 개시 첫날인 1916년 7월 1일 하루에만 영국군 2만 명이 전사했다. 이후 4개월간 계속된 전투로 양측에서 모두 100만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마을 단위로 징집됐던 영국군은 이 전투로 많은 마을의 젊은이들이 한꺼번에 소멸되는 참극을 빚기도 했다. 대가 끊겨 버린 것이다. 1차 대전 프랑스군의 최대 격전지가 베르덩이었다면 영국군에게는 솜이었다.

당시의 엄청난 전투를 반영하듯 100년이 지난 지금도 농부들이 감자를 심기 위해 밭을 갈면 어김없이 탄피나 불발탄들이 나온다. 트랙터 회전날에 불발탄이 폭발하는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신규 주택들도 사실상 폭탄 더미 위에 들어서는 셈이다.

주민들은 수거된 포탄 가운데 불발탄을 가려 별도 보관했다가 나중에 폭탄 처리반에 인계한다. 당시 무기나 포탄 수집상들도 몰려든다. 무게가 800kg이나 나가는 초대형 영국군 15인치 폭탄에서부터 소형 수류탄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한 주민은 자신이 어린 소년이었던 1930년대까지 시신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고 회고했다.

솜 전투지역 관광회사 운영자인 피터 존스는 1차 대전 중 적군 살상용으로 만들어진 박격포탄이 종전 후 폭발사고 등으로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고 지적했다.

솜에서 발견된 많은 포탄은 독가스를 포함하고 있어 지역 일대가 일시적으로 봉쇄되기도 한다. 이들 포탄은 X선 검사를 거쳐 유해 화학물질을 빼내는 작업을 거친다.

브렉시트 여파로 국론분열 상태인 영국도 수많은 병사가 희생된 역사적인 추모일을 맞아 합심된 모습을 보였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부처는 지난달 30일 저녁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어 1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부부, 해리 왕자 등 영국 왕실 가족,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북부 티에프발에서 열린 솜 전투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캐머런 총리, 찰스 왕세자, 올랑드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당시 전쟁의 참상을 적은 글을 읽었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