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관광자원화 어떻게 할 것인가?]④용인 어베라인 관광자원화 현황과 시사점

2016070401010000450.jpeg
▲ 동물모양으로 래핑한 용인 경전철이 레일위를 달리고 있다. 용인 경전철은 무인으로 운영되며 기흥역에서 전대·에버랜드 역까지 18.143km를 삼십분 내외로 운영되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2013년 4월 26일 1조32억원 짜리 완전자동 무인운전방식의 경량전철인 ‘용인 에버라인’이 첫 시동을 걸었을 때 ‘돈 먹는 하마’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기흥역에서 에버랜드역까지 18.143㎞를 왕복 운행하는 용인 에버라인은 민간 자본 투자 방식으로 1조32억원을 들여 2010년 6월 완공됐다. 2011년 개통을 앞두고 시가 돌연 시행사를 상대로 낸 국제중재에서 패하면서 7787억원을 물어주게 돼 재정난을 불러왔다. 또 급변하는 교통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교통네트워크 서비스로 균형 있는 도시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용인시의 뜻이 담겨 있었지만, 승객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환승할인과 다른 대중교통과의 연계가 안된 탓이다. 그랬던 용인 에버라인이 확 달라졌다. 개통 초기 하루 평균 승객 8천700여 명에 그쳤던 것이 개통 3년 만에 전체 이용객 2천만명, 하루 이용객 3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애물단지’에서 ‘복덩이’로 탈바꿈한 용인 에버라인의 활성화 정책을 들여다보고 대구도시철도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점이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다만, 부산도시철도 4호선과 같이 눈에 띄는 관광자원화 전략은 부족했다는 전제를 달아서다.

△잘못 태어난 자식이 효자로

정찬민 용인시장은 6월 21일 민선6기 2년 성과와 과제를 설명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경전철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업이다, 전임 시장과 공무원들의 잘못한 행정에 대해 백서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용인 에버라인은 그랬다. 용인시 재정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정 시장은 애초 경전철 정류장을 용인시청 옆으로 설치하고, 에버랜드 안으로 들어갔어야 이용자 편의성이 증가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됐을 것이고, 분당선 연장선도 기흥역이 아니라 주변에 3만 명이 거주하는 민속촌을 경유했어야 한다고 셀프반성을 했다. 다른 교통수단 없이 용인 에버라인만으로는 한국민속촌도, 에버랜드도, 캐리비안베이도, 호암미술관도 자유롭게 접근하기가 힘들어서다.

경전철 사업과 관련해 시공사와의 국제재판에서 패하면서 재정난에 몰렸던 용인시는 배상금 5천100억원을 지난해 9월 모두 상환하는 등 한때 8천억원에 달했던 채무가 현재 557억으로 줄었다. 다행히 내년까지 모두 갚을 계획이다.

용인 에버라인에 대한 이용객들의 외면도 용인시에 큰 부담이 됐다.

개통 첫해 하루 평균 승객은 8천713명. 초라한 성적표였다.

2014년 1만3천922명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고, 작년에는 2만3천406명으로 조금씩 늘었고, 올해 5월 2만9천286명으로 3만명에 육박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04년 예측한 하루 이용객 16만1천명과 2010년 경기개발연구원이 실시한 연구용역 예측치 3만2천명의 선을 넘지 못했지만, 눈부신 성장세다.

실제 5월 8일 하루 이용객 3만명을 돌파한 이후 2주도 채 안된 5월 20일 하루 이용객 4만739명의 최고기록도 만들어냈다.

2014년 9월 20일 환승할인을 적용하고 32개 버스 노선을 경전철 역사를 거치도록 바꾸면서 만들어 낸 결과다. 용인대학교와 강남대학교 셔틀버스를 경전철 역사에 정차하도록 한 것도 승객 증가의 한 요인이 됐다.

용인경량전철(주) 관계자는 “에버라인 운행 구간 곳곳에 택지개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경전철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며 “천덕꾸러기에서 효자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찬민 시장은 “애물단지 에버라인인 시 재정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으로 시민들의 대중교통수단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했다.

2016070401010000451.jpeg
▲ 경기도 용인경전철 시청·용인대역 역사내에서 유림청소년 문화의 집 사진전이 전시되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이용객 늘리기 급급, 관광자원화는 걸음마 수준

용인 에버라인은 태생적 문제 때문에 이용객 늘리기에 급급했던 탓에 관광자원화에 전적으로 몰두하기는 힘들었던 사정이 엿보였다.

그래서 대구도시철도가 용인 에버라인에서 집중해서 배워야 할 아이템은 많지 않았다.

실제로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기네스북에 오른 와불로 유명한 와우정사, 한국민속촌, 백남준아트센터 등의 명소를 활용한 그 어떤 시도도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지역에 산재한 관광자원들과 경전철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시너지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전통시장과의 연계였다.

2016070401010000454.jpeg
▲ 경기도 용인경전철 김량장역 앞에서 5일장이 열려 많은 시민들이 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용인시와 용인경량전철(주)는 운동장·송담대역 도착 시 ‘용인중앙시장’ 안내방송을 시행하는 등 경전철을 활용한 전통시장 홍보도 실시, 전통시장 상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있는 중앙시장과과 경전철을 연계한 용인음식문화축제도 꾸준히 열어가고 있다.

또 경전철 대합실에서 작은음악회와 사진전 등을 열어 시민들의 문화 향유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고, 에버라인과 지역 미술관, 박물관 스탬프를 찍으면 관광기념품을 제공하는 ‘에버라인타고 떠나는 용인 스탬프 여행’ 정도의 시도가 있었다.

이밖에 용인시가 학생서포터즈 17명을 뽑아 경전철 이용체험, 역사주변 맛집·관광지 등을 주제로 개인 블로그 등 SNS로 소개하는 캠페인 정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용인경량전철(주) 관계자는 “용인 에버라인이 지나는 곳곳에 도심형 데크공원과 산책로, 자전거도로, 수경시설, 실개천, 분수 등을 설치해 자연과 함께 달리는 경량전철을 만드는 등 용인 어버라인이 공원이 되고 자연이 되는 노력도 기울였다”며 “교통, 문화, 사람을 아우르는 용인 에버라인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광자원화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글 =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사진=유홍근 기자 hgyu@kyongbuk.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