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반(反) 유대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트윗을 올려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뒤늦게 삭제했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주 자신의 트워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선거 사상 가장 부패한 후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클린턴의 얼굴과 육각별, 돈다발이 들어간 그래픽 사진을 올렸다.

그러나 트럼프는 일주일여 만인 지난 2일 ‘원본’ 트윗을 삭제하고,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의 별’을 연상시키는 육각별을 원으로 대체한 그래픽과 글을 다시 게시했다.

CNN은 애초 육각별을 사용한 결정의 배경과 혹시 반유대인 정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한 것인지 물었으나, 트럼프 캠프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원본’ 트윗은 삭제했지만, 무슬림 입국 금지와 멕시코 국경 봉쇄 등 지속된 인종차별적 발언 탓에 트럼프를 향한 공세가 그치지 않고 있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들’에 참여하고 있는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에릭 에릭슨은 “다윗의 별과 돈다발, 그리고 부패를 시사했다”면서 “트럼프가 또다시 백인우월주의 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에서 다윗의 별이 아니라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트럼프가 왜 육각별을 원으로 대체한 트윗을 다시 올렸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트럼프’ 노선을 걷는 공화당 전략가인 케이티 패커도 “다윗의 별을 갖고 무엇을 하려는 건가. 도그 휘슬(개를 부르는 호루라기)의 일종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계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유세와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스라엘을 2등 시민으로 대우하는 날들이 즉시 끝날 것”, “이스라엘 수도를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 “나보다 친이스라엘적인 사람은 없다”는 등 ‘유대계 껴안기’ 발언을 해왔다.

최근에는 지난 1일 유세에서 “이스라엘은 매우, 매우 중요한 미국의 동맹이고, 우리는 그 사람들을 100% 보호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우리의 진정한 친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