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밤 전 국민이 깜짝 놀랐다. 울산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 전국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최초 지진기록은 ‘삼국사기’에 나타난다. 고구려 유리명왕 21년(서기 2년) “가을 8월에 지진이 났다”라는 내용이다. 신라 혜공왕 15년(779년) “봄 3월에 경도(경주)에 지진이 나서, 백성들의 집이 무너지고 죽은 사람이 100명이 넘었다”라는 인명 피해 기록도 있다. 신라의 서울에서 100명이 넘는 사람이 희생된 것을 보면 꾀 규모가 큰 지진이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당시 지진 규모를 6.7일 것이라 추증하고 있다.

‘고려사’는 고려 시대에 지진이 150회 이상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1311년에는 고려 왕궁이 지진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조선 시대의 지진 기록은 훨씬 더 많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500건이 넘는 지진 기록이 있다. 특히 1400년부터 1800년 사이에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중종 13년(1518년)에는 “소리가 성난 우레 소리처럼 크고 담장과 성벽이 무너졌으며 도성 안 사람들이 밤새 노숙하며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라고 기록했다. 담장이 무너졌을 정도였다면 5일 밤 울산 해역서 발생한 규모 5를 훨씬 넘었을 것이다. 인조 21년(1643년) 7월에도 5일 밤에 발생한 지진처럼 울산 근처에서 큰 지진이 발생해 경상도, 전라도는 물론 한양에까지 전국적으로 지진이 졌다는 기록이 있다.

“강원도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소리가 우레 같았고 담벼락이 무너졌으며, 기와가 날아가 떨어졌다. 양양에서는 바닷물이 요동쳤는데, 마치 소리가 물이 끓는 것 같았고…” 이 기록은 숙종 7년(1681년) 5월에는 강원도에 지진과 함께 바닷물이 육지를 뒤덮은 지진해일이 일어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질관련 학자들이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보았더니 약 400년마다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한반도에 발생했다고 한다. 17세기 인조 때 울산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는데 약 400년 만에 이번에 제법 위협적인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같은 기록으로 봐서 한반도가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건물의 내진 설계 등 대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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