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는 고려 시대에 지진이 150회 이상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1311년에는 고려 왕궁이 지진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조선 시대의 지진 기록은 훨씬 더 많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500건이 넘는 지진 기록이 있다. 특히 1400년부터 1800년 사이에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중종 13년(1518년)에는 “소리가 성난 우레 소리처럼 크고 담장과 성벽이 무너졌으며 도성 안 사람들이 밤새 노숙하며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라고 기록했다. 담장이 무너졌을 정도였다면 5일 밤 울산 해역서 발생한 규모 5를 훨씬 넘었을 것이다. 인조 21년(1643년) 7월에도 5일 밤에 발생한 지진처럼 울산 근처에서 큰 지진이 발생해 경상도, 전라도는 물론 한양에까지 전국적으로 지진이 졌다는 기록이 있다.
“강원도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소리가 우레 같았고 담벼락이 무너졌으며, 기와가 날아가 떨어졌다. 양양에서는 바닷물이 요동쳤는데, 마치 소리가 물이 끓는 것 같았고…” 이 기록은 숙종 7년(1681년) 5월에는 강원도에 지진과 함께 바닷물이 육지를 뒤덮은 지진해일이 일어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질관련 학자들이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보았더니 약 400년마다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한반도에 발생했다고 한다. 17세기 인조 때 울산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는데 약 400년 만에 이번에 제법 위협적인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같은 기록으로 봐서 한반도가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건물의 내진 설계 등 대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