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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된 '예천 회룡포'의 백사장이 풀밭으로 변하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회룡포를 휘도는 내성천이 육지화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했다. 위 사진은 2009년 8월, 아래 사진은 2015년 9월 촬영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닌 국가지정문화재 예천군의 회룡포(명승 제16호)와 선몽대 일원 (명승 제19호) 백사장이 훼손되고 있어 원형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6일 본지 기자가 회룡포와 선몽대를 찾아 현장을 확인한 결과 백사장은 장마 빗에 불어난 물로 넘쳐나고 있었으나 냇가나 한천에 주로 서식하는 달 뿌리 풀과 여뀌 풀들이 군데군데 수북하게 자라나 육지화 현상을 보였다.

회룡포를 감싸는 내성천은 수심이 얕은 모래 하천으로, 2013년 전까지만 해도 모래톱에서는 식물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 같은 변화는 ‘예천 선몽대(仙夢臺) 일원’에서도 확인됐다.

김수동 환경운동연합 안동지회 사무국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가장 큰 원인은 영주 댐 공사를 하면서 유속의 흐름을 바꿔놓고 유사조정 댐 (모래 이동조정)으로 인해 모래가 하류로 흘러오지 않아 모래 유입이 적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4대강 사업의 준설공사로 인해 홍수가 나면 낙동강 본류와 내성천 지류와 높낮이가 달라 역행침식 현상이 자주 일어나 모래가 한꺼번에 하류로 쓸려 내려가고 상류에서는 댐과 보 등의 구조물로 인해 모래가 유입되지 않아 내성천이 훼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승은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이나 동물과 식물의 서식지로서 경관이 뛰어난 곳, 저명한 경관의 전망 지점 등이 선정된다.

예천 회룡포는 전형적인 감입곡류(골짜기를 따라 굽이도는 물) 지형이 나타나는 곳으로 맑은 물과 백사장, 강에 둘러싸인 평지에 조성된 마을과 농경지, 강 바깥쪽의 산악지형이 어우러진 곳이다.

선몽대 일원은 퇴계 이황의 종손인 우암 이 열도가 1563년 창건한 정자인 선몽대와 인근의 숲, 내성천과 십 리에 걸쳐 펼쳐져 있다는 백사장이 모두 명승에 포함된다.

회룡포와 선몽대 일원은 내성천과 백사장이 명승지정의 중요한 요인이었던 장소로, 최근의 육지화 현상은 문화재의 원형 훼손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완 예천군청 학예사는 “명승은 여러 가치를 통해 결정되는데, 회룡포와 선몽대 일원의 경우 백사장도 그중 하나로 볼 수 있다”며 “하얀 모래가 있던 강가에 풀이 자란다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학진 회룡포 마을 주민은 “몇 년 전만 해도 회룡포의 백사장에는 풀 한 포기 나지 않던 곳이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자라난 풀로 경관 미가 아주 많이 퇴색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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