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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오는 11월이면 미국에 새 대통령이 선출된다.

현재로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중 한 명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은 분명하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의 대외정책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경찰’을 자임해온 미국이 영국의 브렉시트와 같이 ‘내 나라,내 국민’만을 위한 신고립주의로 갈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화당의 트럼프가 대통령이되면 우리나라는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과 경제, 외교 등 모든 분야에 걸쳐 60여 년 간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우리나라로서는 큰 지각 변동을 피할 수가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금까지 트럼프가 발언한 집권공약을 볼 때 이 같은 지각에 대해 우리 국민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될 형편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유세장 곳곳에서 한국이 미군 주둔을 원하면 현재의 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배 이상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북핵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 스스로 방어대책을 세워야 하며 한·미 FTA로 인해 미국의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되고 있으므로 자국의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력히 펼쳐 나갈 것이라고 호언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영향을 받아 민주당의 힐러리캠프에서도 ‘자국 우선정책’들을 쏟아 내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민들도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영향으로 ‘미국판 브렉시트’의 단면들을 서서히 나타내고 있다. 그 사례로 미연방대법원이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5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히스패닉(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계의 미국 이주민과 그 후손을 지칭) 등 불법 이민자의 추방을 유예하는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대해 부당한 행정조치라는 판결을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판결을 두고 “이민자들의 가슴을 찢어내는 판결”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 같은 판결 결과를 보면 미국 내 이민자들에 대한 백인 주류의 분노와 편견이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뺏긴 백인 노동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이외로 광범위하게 미국민들 사이에 확산돼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앞으로 미국민들 사이에 이런 기류가 확산 될 경우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더욱 유리해질 것으로 보이며 우리도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세계 열강 국들의 대외정책이 이렇게 바뀌고 있는 마당에 개원을 한 지 채 한 달밖에 되지 않은 국회에서는 문을 열자마자 국회의장이라는 사람의 첫 일성이 ‘개헌’이었다. 그러자 봇물이 터지듯 여야 정치인 구분 없이 ‘개헌’을 들고 나왔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 지금까지 우리의 헌법이 아홉 차례나 성형수술을 받았다. 그것도 권력구조라는 얼굴만 고치고 또 고쳤다.

어느 시인은 이러한 우리의 헌정사를 변태성욕자에게 아홉 차례나 능욕당한 여인의 일생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양식있는 정치인이라면 ‘개헌’ 문제보다는 지금 당장 우리 국민의 발등에 떨어진 오는 11월 선출되는 미국 새 대통령의 대외정책에 대비한 종합플랜을 세우고 어린아이에게 칼을 쥐어 준것과 다를 바 없는 김정은의 핵 문제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국회 안에서 머리를 맞대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유천 최병국(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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