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61년만 최강태풍 기록 "강풍에 차는 허공에, 기차도 쓰러져"

1호 태풍 ‘네파탁’이 대만을 거쳐 9일 오후 중국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를 통해 중국에 상륙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날 오후 1시45분(현지시간) 태풍 네파탁의 중심이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중심 부근 최대풍력 초속 25m, 최저기압 990hPa로 세력이 다소 약해졌다고 전했다.

대만 상륙 당시 태풍 네파탁은 61년 만에 가장 강력한 초속 57m의 풍력을 기록했다.

현재 태풍 네파탁은 중국에서 시속 15㎞의 속도로 북서진하며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온 대만에선 모두 5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부상하는 등 큰 피해를 남겼다.

특히 네파탁이 강타한 동남부 타이둥(台東)현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곳곳에서 주택 침수, 붕괴, 산사태 등이 이어졌다.

9일 대만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대만 중앙재해대책센터는 네파탁이 전날 새벽 상륙한 이후 지금까지 5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부상했으며 51만7천가구가 정전 피해를 보았다고 집계했다.

어업 및 양식업과 축산업 등을 포함한 농업 피해만 6억7천800만 대만달러(243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와 스쿠터, 건물 간판 등이 허공에 날아다니는 모습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BBC 방송은 타이둥 현지에서는 어느 것이든 똑바로 서 있기가 힘들 만큼 강풍과 폭우가 몰아쳤다고 전했다.

19t 무게의 열차 차량이 강풍에 밀려 궤도 옆에 쓰러지기도 했다.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만 1천836그루에 달했다.

네파탁은 대만 상륙 당시 초속 57.2m의 강풍으로 최고등급(17급)을 기록하며 지난 1955년 이후 기상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만 당국은 산사태 우려가 있는 지역주민 8천800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고 전국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으며, 기업에도 출근자제를 당부했다.

지금까지 국제선 340편, 국내선 300편 등 항공기 600편 이상이 결항했다. 네파탁이 직접 상륙한 동남부 지역뿐만 아니라 대만 전역이 사실상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았다. 다만 대만 남부의 반도체 공장에 대한 피해 보고는 없는 상태다.

대만 중앙기상국은 이날 오후 2시 30분을 기해 태풍경보를 해제했다.

태풍을 넘겨받은 중국은 태풍의 강도가 약해졌지만 긴장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네파탁이 세력이 약해져 열대저압부로 바뀌더라도 피해를 줄 가능성에 대비해 푸젠 지역 연안의 어민 4천여 명에게 조업 금지를 지시했다. 아울러 대만해협의 파고가 9m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올해 들어 첫 홍색 경보를 발령했다.

태풍 영향으로 앞으로 3일간 푸젠 외에도 장시(江西), 저장(浙江),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상하이(上海) 등지에도 강풍과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당국은 내다봤다.

특히 중국당국은 창장(長江) 유역의 집중 호우로 최근 1주일간 560.5㎜의 사상 최대 폭우가 쏟아져 도시기능이 마비됐던 후베이(湖北)성 공업도시 우한(武漢)에 추가피해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동부연안에는 3만명 이상의 주민이 긴급대피하고 항공편, 철도 등이 대거 취소되거나 중단됐다.

원저우(溫州)홍수통제·기아구호본부는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일대에 태풍으로 인한 강풍이 불어 3만7천여 명의 주민이 해변 도시에서 내륙으로 피했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태풍이 푸젠·저장성 연안지역에 돌풍, 폭우를 종일 계속해서 몰고 오겠다”고 밝혔다. 또 저장성 해양관측소는 “오늘밤 우리 성(省) 남쪽 바다의 파고가 3~4m로 매우 높게 일겠다”고 예보했다.

앞서 지난 8일 푸젠성 성도인 푸저우(福州)공항에서 기상악화로 17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푸젠성 샤먼(廈門)공항에서도 245편이 취소됐다.

저장성 항저우(杭州) 철도당국은 오는 10일까지 푸저우, 샤먼, 상하이(上海), 선전(深천<土+川>), 광저우(廣州) 등 연안지역으로 향하는 92대의 철도편 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역은 푸젠·장시(江西)·광둥(廣東)성으로 향하는 고속철 16편 운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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