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 관광자원화 어떻게?] 5.독일 부퍼탈 슈베베반 현황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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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의 현수식 모노레일인 독일 부퍼탈의 슈베베반 열차가 부퍼강 위를 달리며 중앙역으로 들어서고 있다.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19세기 초 산업혁명의 중심이었던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th Rhine-Westfalen)주 부퍼탈 시에는 세계 최초의 현수식(懸垂式) 모노레일인 ‘슈베베반’(Schwebebahn)이 있다. 1901년 3월 1일 개통한 슈베베반은 세계 최초의 승객수송용 모노레일이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현수식 모노레일의 모델이 되고 있다. 부퍼탈 시내의 북동쪽인 오베르바르멘(Oberbarmen)에서 남서쪽인 포빙켈(Vohwinkel)까지 20개역 13.3㎞ 구간을 부퍼탈 강을 따라 시속 60㎞로 운행하는 슈베베반은 레일에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흥미를 끈다. 하루 평균 8만5천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부퍼탈 대중교통 시스템의 중추가 됐다.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100가지 주요 장소 중 하나로 지정된 슈베베반은 개통 당시 독일의 황제 빌헬름 2세가 탑승한 차량을 ‘황제의 차’라는 관광상품으로 운영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모노레일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래서 슈베베반의 성공 이면에는 ‘역사’가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슈베베반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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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부퍼탈 슈베베반의 열차중에서도 명물로 꼽히는 황제의 열차가 손님들을 가득 태운채 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작은사진-에다프리드리쉬 안내해설자가 1900년대 초기 안내원 복장을 한채 이 열차를 소개하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역사 그리고 황제의 차(Kaiserwagen)

부퍼탈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구가 급격히 늘어났고, 말이나 전철보다 더 빠르고 새로운 교통수단이 필요했다. 루르(Ruhr) 지방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철을 수송할 수단도 필요했다.

지상에 레일을 설치할 수 없는 구릉 지역 특성에 맞춰 공중에 매달려 달리는 열차를 계획했다. 1887년의 일이었다. 1898년 시험용 차량을 만들어 이듬해부터 실행에 옮겨졌다.

1900년 10월 24일 빌헬름 2세와 황후 오귀스트 빅토리아는 부퍼탈의 중심인 중앙역에서 바이어역까지 시운전에 동승했는데, 그때 탄 차량이 5번 객차였다.

이 차량은 1976년 모노레일 개통 75주년 기념으로 만든 황제의 차라는 관광상품으로 탈바꿈해 현재까지 운행되고 있다.

이 상품은 1900년대 의상을 입은 기관사와 승무원이 이 차량을 타고 1시간 정도 투어를 진행하며, 부퍼탈의 역사와 슈베베반의 건립 과정 등에 대한 설명으로 진행한다.

일반 성인 기준 슈베베반 편도요금인 2.6유로보다 10배 정도 높은 25.5유로에 달한다. 물론, 안내 서비스와 더불어 커피와 케이크, 간단한 현지식 식사, 음료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매번 예약률이 90%에 이르고, 연간 1만1천명이 이 상품을 이용한다. 일반 슈베베반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황제의 차를 운행하는데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운영회사인 부퍼탈 마케팅(주) 만프레드 교어겐스 홍보담당은 “기관사와 가이드 모두 지역 극단에서 지원한 1900년대의 의상을 입었기 때문에 마치 과거로 달려간 듯한 기분이 든다는 반응이 많다”며 “출발지인 보핑켈 역 차고 숨겨져 있던 황제의 차가 ‘짠’하고 나타나는 순간 관광객들 모두 환희의 미소를 짓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베베반은 관광지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관광지가 됐다”며 “계곡 위에 펼쳐진 부퍼탈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슈베베반만의 특성과 역사가 오늘날의 성공을 도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결합상품 그리고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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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부퍼탈 마케팅주식회사 직원 마리쉐어(21)씨가 슈베베반 관련상품들을 설명하고 있다.유홍근 기자 hgyu@kyongbuk.com

슈베베반 운영회사는 부퍼탈 강을 따라 펼쳐진 슈베베반의 특성을 고려, 강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지역까지 운행되는 또 다른 유형의 차량 관광을 개발했다.

90분짜리 관광버스를 슈베베반과 연계, 황제의 차와 동일 하게 가이드를 배치해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삼륜차를 이용한 벨로택시도 슈베베반과 동시에 부퍼탈의 관광지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부퍼탈의 주요 호텔과 공연을 슈베베반과 결합한 패키지 상품과 동물원을 연계한 상품도 내놨다.

특히 부퍼탈의 랜드마크로 슈베베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역사 및 에피소드를 담은 기념품 사업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1950년 부퍼탈을 찾은 서커스단이 홍보를 위해 공중에 매달린 슈베베반에 태웠다가 강물로 떨어진 아기코끼리 투피(Tuffi)가 대표적이다. 불안감에 난동을 부리다 열차를 부수고 밖으로 떨어졌지만 마침 철로 아래 강물 위에 떨어져 목숨을 건진 이야기다.

이 사건으로 서커스 홍보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고, 슈베베반도 더욱 유명해져 부퍼탈의 명물이 됐다. 지금, 슈베베반의 캐릭터는 코끼리 인형이 됐다.

코끼리 캐릭터 외에도 직소퍼즐과 커피잔, 볼펜, 벨트 버클에서부터 비누, 사탕까지 다양한 상품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만프레드 교어겐스 홍보담당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달리는 커다란 코철덩어리가 전 세계적인 명물이 된 것은 ‘역사’를 지나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대구 하늘열차도 역사에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독일 부퍼탈에서 글=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사진=유홍근 기자 hgyu@kyongbuk.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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