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후보 레드섬 경선 포기…BBC "메이, 수일내 총리직 수행 가능"

▲ 영국 차기 총리에 오를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의 결선에 오른 두 후보 중 한 명인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이 11일(현지시간)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만 후보로 남는 상황이 됐다. 연합
테리사 메이(59) 영국 내무장관이 데이비드 캐머런의 뒤를 이을 후임 총리로 사실상 확정됐다.

차기 총리에 오를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의 결선에 오른 두 후보 중 한 명인 앤드리아 레드섬(53) 에너지차관이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한 총리가 당장 임명되는 게 국익”이라면서 경선 포기를 발표했다.

그는 “테레사 메이의 큰 성공을 바란다. 메이에 대한 완전한 지지를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레드섬의 경선 포기 선언 직후 대표 경선 일정을 정한 보수당 원로그룹 ‘1922 위원회’ 그래엄 브래드 위원장은 메이 후보를 차기 대표로 공식 확인하기에 앞서 위원회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들은 “메이가 총리로 예정됐다”고 보도했다.

BBC 방송은 총리 이임 절차 등을 거쳐 수일 내 메이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U 탈퇴 운동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메이가 훌륭한 대표 겸 총리가 될 것이라며 권력 승계가 즉각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메이 장관이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에 오르게 됐다. 여성 총리로도 두번째다.

영국은 캐머런 총리가 지난달 23일 치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임을 발표한 뒤 그의 뒤를 이을 보수당 대표 경선을 진행해왔다.

보수당 의원들이 지난 7일 벌인 2차 투표에서 메이 장관은 199표를 얻어 86표에 그친 레드섬 후보와 함께 결선에 올랐다.

애초 경선 일정은 약 15만명의 보수당 당원들이 두 후보를 놓고 오는 9월8일까지 우편투표를 벌인 뒤 이튿날 당선자가 발표될 예정이었다.

레드섬의 경선 포기 배경과 관련해서 레드섬의 한 측근은 BBC 방송에 “(경선을 포기하라는) 욕설이 엄청났다”고 전했다.

레드섬 후보는 지난 주말 ‘자녀를 두지 않은’ 메이 내무장관보다 ‘자녀가 있는’ 자신이 총리로 더 낫다는 취지의 공개 발언을 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메이 장관은 자녀가 없다.

메이 장관이 총리로 확정되면 집권 보수당은 국민투표 이후 권력 부재를 조기에 메우고 브렉시트 혼란에 대한 본격적인 수습 국면에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영국 남부의 이스본에서 태어난 메이 장관은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한 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민간기업에서 금융 컨설턴트로 12년간 일하는 동안 런던 한 기초의원을 지냈고, 1997년 런던 서부의 버크셔의 한 선거구에서 당선돼 하원에 입성했다.

초선인 메이는 1998년 예비내각에 기용된 이래 교육, 교통, 문화·미디어, 고용·연금담당과 원내총무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0년 보수당이 정권을 탈환한 직후 내무장관에 기용된 이래 최장 내무장관직 재임 기록을 쓰고 있다.

경선 기간 메이 장관은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이 강점으로 꼽혔다.

메이 장관은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고 못박고 EU 탈퇴 협상에서 최선의 합의를 얻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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