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성주군 성산리 일대를 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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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성주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지역으로 사실상 결정됐다고 알려진 12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 인근에서 바라본 성주군의 모습.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사드 배치 장소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온 성주군 성산리 일대 성산 포대는 해발 400m 남짓한 그다지 높지 않은 산 임에도 불구하고 성주군청에서도 훤히 보일 만큼 가까웠다.

성주군에 따르면 성산 포대에서 군청이 있는 성주읍 내와의 직선거리는 불과 1.5km.

성주군청에서 자동차로 이동해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구불구불 가파른 산으로 올라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4~5분이면 충분할 만큼 아파트와 상가들이 빼곡히 들어선 성주읍 내와는 지척이다.

김항곤 성주군수가 이날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주군 성산리 일대가 유력하다는 보도에 “현장에 와보면 사드 배치가 가능한지 안 한 지 세 살 먹은 아이도 알 수 있다”는 반발은 거리만 놓고 볼 때 분명 일리가 있었다.

많은 언론이 오간 탓인지 성산 포대 군인들은 신경이 예민하다 못해 날카롭기까지 했다.

부대 사진을 찍지 못한다는 경고는 당연하고 부대 앞에서의 행동들이 다 녹화되고 있다며 서둘러 돌아갈 것을 종용하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군인들에 쫓겨 내려오다시피 하며 산 중턱에서 확인한 성주 읍내와 성산리 일대의 많은 아파트와 상가들은 과연 이곳이 사드 배치 최적지인지라는 의심이 들기에 충분했다.

성주읍 성산리에는 1천388가구, 2천800여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의 분노는 당연했다.

실제로 산 아래에서 만난 김오한(55) 씨는 “지금 구미, 안동, 칠곡 등에 사는 친구들로부터 벌써 부터 괜찮으냐는 휴대폰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며“성주군민이 우스운지 왜 갑자기 성주가 사드 배치 유력지역으로 언급되는지 화가 치밀어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조은선(여·50)씨는 “무엇보다 사드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내일 사드 배치 반대 전 군민 궐기대회에 반드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김항곤 군수는 이 날 지역 정치권이 무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오늘은 하지 않겠다”며 지역정치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굳이 감추지 않고, “오늘은 중앙정부가 우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라는 심정이다”고 호소했다.

김 군수는 이어 “사드 배치에 대해 중앙정부가 지자체와의 소통창구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일언반구의 협의 사항도 없이 밀어 부쳤다”면서“지역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이렇게 중앙정부가 일방 통행하는 것에 대해 군민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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