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못 받아도, 약속은 지켜야죠”

공무원연금법이 개정돼 시의원은 연금을 한푼도 받을 수 없는 데도 시민과 돌아가신 어머님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2년간 3천600만원을 기부한 이상진 문경시의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의원은 19일 문경시 장학회, 문경 종합사회복지관, 문경시 장애인복지관, 문경지역자활센터, 문경 시니어클럽,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 등 6개 복지단체에 150만원씩 9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당시 96세 어머니와 아내,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정비 환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신은 공무원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다며 시민에게 봉사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사정은 올해 들어 크게 달라졌다.

시의원은 올해부터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의원은 “‘공무원 연금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의정비를 환원한다’고 한 약속을 올해부터는 공무원연금이 안 나오니 의정비를 기부하지 않아도 시민들을 속인 것은 아니지만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실천에 옮겼다.

1년에 두차례 150만원씩 지난 2년간 총 600만원을 기부받은 문경지역자활센터 이석동 관장은 “정치인들의 말이 아침 저녁으로 바뀌는 세태에 이유를 얼마든지 돌려대며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는데 2년이나 꿋꿋하게 약속을 실천해 온 이상진 원에게감사드린다”며 “이런 시의원을 둔 문경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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