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한 김병지가 당시 차동해사장(왼쪽), 최영만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국 골키퍼의 역사를 새롭게 써왔던 김병지가 축구인생을 접었다.

김병지는 지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고마웠다. 나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머리에 가슴에 고스란히 기억 되어 있을 내가 있으니 선수로서의 삶은 괜찮았다. 나는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며 “이제 은퇴한다”고 밝혔다.

김병지는 그 이름 자체가 전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역시절 ‘내 뒤에 볼은 없다’라는 말을 좌우명을 삼았던 김병지는 진정으로‘그의 뒤에는 볼이 없었고, 그의 앞에는 기록만 있었다’는 말로 정의될 만큼 한국 프로축구사의 역사로 남았다.

밀양초-밀양중-마산공고-일본 이시오전자기계고-중부대를 나온 그는 1990년 국군체육부대인 상무(당시는 프로팀이 아님)를 거쳐 1992년 현대(현 울산현대)에 입단, 프로축구에 몸을 담았다.

이후 김병지는 2001년 포항스틸러스, 2006년 FC서울, 2009년 경남FC, 2013년 전남드래곤즈로 이적해 2015년 플레잉코치로 출전할 때까지 24시즌동안 706경기에 출전했다.

언뜻 기록이 와 닿지 않겠지만 24시즌 동안 매년 평균 29.4경기를 출전했으며, 이는 2016시즌 K리그 클래식이 38라운드로 치러지는 것을 감안할 때 24시즌동안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하는 철인이라는 의미다.

지금까지 K리그에서 600경기 출장기록조차 아무도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출전기록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K리그의 역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1970년 생인 그가 만 45세였던 2015시즌까지 매년 평균 29.4경기를 출전했다는 것은 프로축구 24년간 끊임없는 자기관리를 해 왔던 진정한 프로페셔널이었다는 의미다.

특히 축구에서 골키퍼가 스타덤에 오른다는 것도 그리 쉽지 않지만 그는 한국축구의 대표적 스타로 떠올랐고, 살아있는 레전드가 됐다.

포항스틸러스에서 활약하던 지난 2004년 12월 5일 울산현대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며1-0승리를 거둔 뒤 인터뷰하는 김병지.
특히 지난 1998년 울산현대시절 포항스틸러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후반 추가시간 기적같은 헤딩골을 터뜨려 K리그 역사상 최초의 골키퍼 필드골을 기록한 데 이어 2000년 안양(현 FC서울)전에서는 골키퍼 최초의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706경기 출전외에도 153경기 무교체 출전기록 역시 2016시즌 경기를 기준으로 할 때 4시즌 동안 단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출전한 것으로 쉽게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이같은 활약으로 김병지는 K리그 베스트 11에 4차례나 이름을 올렸으며, 9차례에 걸쳐 K리그 특별상을 받았다.

또 지난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3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 및 역대 올스타전 최다 출전(16회), 2000년 K리그 올스타전 최초 골키퍼 MVP선정의 기록도 갖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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