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운동 후 갑자기 무릎에 통증…‘연골연화증’ 주의해야

요즘 스포츠센터에는 여름 휴가를 앞두고 몸만들기를 열심히 하는 여성들이 많다. 평소 운동을 게을리하던 여성들도 이때만큼은 다이어트와 운동을 병행하며 몸매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갑작스럽게 과도한 운동을 하다 무릎 관절을 다쳐 병원을 찾는 여성도 늘어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게 무릎 관절의 물렁뼈(연골)가 약해지면서 시큰거리는 ‘연골연화증’(chondromalacia of the patella)이다. 이 질환은 주로 산행을 즐기는 산악인이나 행군이 잦은 군인 등 청장년층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외로 여름철만 되면 젊은 여성환자가 급증한다.

그 이유는 여성의 무릎이 기본적으로 남성보다 약한 데다 여름철만 되면 살을 빼고 몸매를 만들기 위해 조깅, 근력 강화 등의 운동을 무리하게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체중관리에 효과적인 조깅의 경우 갑작스럽게 하게 되면 무릎이 신체의 하중을 고스란히 내려받아 관절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하이힐이나 킬힐을 자주 신는 등 무릎 관절에 좋지 못한 평소 생활습관도 이 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10㎝에 육박하는 높은 굽의 신발은 평상시 무릎 앞쪽으로 체중이 쏠리게 함으로써 연골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연골연화증은 연골이 단순히 부어있는 단계부터 진행하지만, 심하면 마치 오랜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이 연골 두께 전체에 균열이 가고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는 거의 통증이 없다가 무릎을 꿇거나 쪼그리고 앉으면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계단을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 체중이 실리는 활동을 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무릎 운동 때 관절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나는 사람도 있다.

이 질환은 폐경기 여성에게도 잦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손실되면서 연골이 약해진 탓이다.

연골연화증은 날씨가 우중충하거나 비가 오락가락하는 장마철에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장마철에는 기온과 무릎 관절의 기압 차 때문에 평소보다 심한 통증이 자주 찾아온다.

이런 연골연화증을 방치하면 이미 물러진 연골이 지속해서 부담을 받게 된다. 물렁물렁해진 연골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거나 닳을 수 있다. ‘아직은 버틸만하다’라는 생각에 통증을 방치하면 물러져 버린 연골이 더욱 손실돼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치료는 관절면 변화의 원인에 초점을 맞추는데 보통 소염진통제, 대퇴사두근 강화운동, 허벅지 뒤 근육 스트레칭 등의 보존적 치료를 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만성화하면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관절경을 이용해 연골이 연화된 부위를 잘라내고 노출된 연골 아래 뼈에 구멍을 내거나 불규칙해진 무릎뼈 관절면을 정리해주기도 한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연골연화증은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하지 않고 간단한 주사치료와 더불어 일정 기간 휴식으로 호전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손상부위가 넓어져 퇴행성관절염이나 연골판 파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