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지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대한 성주군민들의 철회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성주를 찾은 국회의원의 각기 다른 행보가 주민들로부터 칭찬과 비난의 명암이 갈렸다.

무소속 홍의락 국회의원(대구 북구을)의 경우 오후 5시30분께 성주군청 마당에 설치된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천막을 찾아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홍 의원은 투쟁위원회 사무실 방문에 앞서 현재 사드배치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성산포대를 찾아 현장을 둘러봤으며, 김항곤 성주군수와도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사드배치 찬반 여부를 떠나 정부의 졸속 결정에 대해 주민 비난이 높은 것 아니냐”며 “효용성 등 꼭 필요하다면 충분한 설명이 선행됐어야 했다.”면서 정부에 대한 주민신뢰도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하면서도 찬반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초 오후 5시께 성주군청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새누리당 이주영 국회의원(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은 6시가 넘어서 성산포대를 둘러보고, 이재복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대표 위원장이 과로로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 문병한 후 곧바로 성주를 떠났다.

이를 두고 투쟁위원회와 휴일 출근한 군청공무원 및 일부 주민들이 이 의원 방문에 맞춰 요구사항 등의 전달을 계획하고 있다가 이 의원이 곧바로 성주군을 떠났다는 소식에 모두 분개하며 새누리당 성토의 장으로 변모했다.

이들은 “주민의사를 묻지도 않고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주민들의 집단반대 구성 현장에 주민목소리도 듣지 않고 횅하니 가버리는 사람이 어떻게 해서 정당대표가 되려는지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여론을 적극적으로 경청한 홍의락 의원과의 차별화 된 모양세가 됐다.

이에 앞서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오후 2시20분께 성주군을 찾아 김항곤 성주군수와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를 잇달아 찾았다.

김 도지사는 성주군청 2층 군수실에서 김 군수와 약 40분 넘게 독대하며, 현안에 대해 짧지만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주변은 해석하고 있다.

김 군수는 “김 도지사는 정부를 상대로 한 대응 수위를 격상시켜 성주군을 돕는데 더욱 주력할 것이며, 투쟁위원회도 중요하지만 단체장이 중심을 잡고 군민의 뜻을 결집시켜야 한다.”면서 용기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했다.

면담이 끝난 오후 3시께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군청 4층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회의실을 찾은 김 도지사와 김 군수는 “지역출입 언론사를 비롯한 많은 언론을 성산포대 현장에 초청, 현장설명회를 열 것”을 긴급제안 했고, 이 같은 제안의 배경에는 도지사 면담 이후 나온 것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김 도지사는 20여 분간 회의를 참관했으며, 이 자리에는 이완영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군)도 배석했다.

또 3시 20분께는 김관용 도지사가 투쟁위원회 이수인 기획 분과팀장과 군수실로 내려가 비공개 면담을 통한 여론수렴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 김항곤 군수는 참석하지 않았고, 면담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언론 브리핑은 없었다.

김 도지사는 면담이 끝난 4시 20분께 이재복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대표위원장이 과로로 입원해있는 성주읍 효 병원을 찾아 병문안을 마치고 성주군 일정을 마무리했다.


권오항·박용기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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