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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호 호서대 교수·법학박사
리우 하계올림픽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제 TV 화면은 선수들의 현란한 몸짓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많은 사람이 밤잠을 설치며 선수들의 경기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4대 국제 스포츠 대제전을 모두 개최하게 되는 스포츠 강국이다. 이미 서울 하계올림픽, 월드컵 축구대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4대 국제 스포츠 대회를 모두 치른 국가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러시아 5개국에 불과하다. 국제적인 스포츠 강국 미국도 아직 그 대열에 끼지 못했다. 우리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이러한 국제적인 거대 스포츠 행사는 개최 도시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많은 비용과 복잡하고 다양한 성격의 활동들이 올림픽 경기의 개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에서 파생한 이해관계 또한 상업적인 이익 극대화에서부터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혜택에 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파장은 실로 다양하다. 점점 더 커지는 올림픽이라는 행사를 위해 스포츠 산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반 시설들 그리고 서비스 산업에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개최 도시의 경우 스포츠 시설의 건설로 경제활동이 촉진되고, 체육과 관련된 학교, 병원 등 사회 기반시설의 설치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그런데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예에서 보듯이 체육 관련 프로젝트에 쏟아 붙는 자금이 무려 16억 달러(1조8천400억 원)에 이른 점을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재원이 필요한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거대 스포츠 행사가 가져다주는 영향을 경제적으로 장밋빛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부정적인 것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개최 도시가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고, 경제가 발전하고, 일자리가 생겨나며, 도시재개발이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반면에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파괴, 특정 단체들에 의한 시민의 자유위협, 테러리스트들의 발호, 관련 인사들의 뇌물 스캔들에 의해서 국가나 도시가 불명예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올림픽이라는 스포츠 대제전을 일사분란하게 지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경기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둘러싸고 올림픽주의라는 사상과 세계시민이 함께한다는 동시성의 본질, 그리고 순수 아마추어 경기(games) 자체가 계속 성장해야 하고 그 중요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이다.

사실 현대의 올림픽은 거대 스포츠 행사로서 최고의 지위를 구가하고 있다. 여기서 파생되는 경제적 혜택은 모든 국가들에게 경기를 개최하고자 하는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방정부나 도시의 발전을 기획하고 있는 지역은 스포츠 행사의 개최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또 스포츠 행사의 후원자 지위를 원하는 기업들은 이 행사를 소비자인 일반 대중들과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거대 스포츠 행사를 유치했다고 희망하는 경제적, 재정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성과가 그들의 행위로 당연히 정당화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뭘 배워야 할까? 그것은 흑자올림픽, 환경올림픽, 문화올림픽이다. 올림픽 대회의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과 비용에 관한 측면은 우리 정부와 참여하는 기업이 신중하게 분석하여 반드시 흑자 대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올림픽은 우리의 문화 수준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하며, 환경을 보전하고 인류가 공동체로서 번영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함을 이번 리우 올림픽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고 그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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