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피아 '꿈의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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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대구수성아트피아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구성된 '대구 수성 청소년 오케스트라'팀원들이 김종웅 음악감독의 지휘아래 오케스트라 합주 연습을하고 있다. 유홍근기자hgyu@kyongbuk.com
굳이 계층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참가하는 학생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공유했으며 보는 것 만으로도 긍정에너지가 느껴지기 충분했다.

대구수성아트피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꿈의 오케스트라’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하나의 복지 개념 프로젝트다.

지난 2013년 출범, 횟수로 4년 차를 맞으면서 다른 의미는 필요 없었다.

참가 학생들의 즐거움과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했다.

물론 참가 학생 중 음악가를 꿈꾸는 학생도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꿈을 돕는 것보다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는 과정으로도 학생들에게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0분께. 수성아트피아는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바이올린을 비롯해 플루트 등 악기를 들고 속속 2층 연습실로 향했다.

한 학생은 자신보다 큰 악기를 조율하며 연습준비에 한창 이었으며 악기 조율과 함께 친구들과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손길도 분주해 졌다.

총 60명의 학생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25명은 창단 초기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월요일은 각 파트별로 집중적으로 악기를 다루며 목요일은 전체가 모여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간다.

실력 차이가 조금 있을지 몰라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모든 학생이 실력에 상관없이 연주에 빠져들며 자신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다음달 안동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안동 꿈의 오케스트라와의 합동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꿈의 오케스트라 총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웅 씨는 한마디로 학생들 실력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10명의 교사들이 파트별로 학생들을 가르쳐 실력이 크게 부족하지 않다.

총연습에도 교사들은 곳곳에서 학생들을 1대1로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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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웅 지휘자
김 지휘자는 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음악을 할수 있도록 편곡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김 지휘자는 학생들이 오케스트 활동을 통해 눈에 띄게 성격이 변해간다고 강조했다.

밖에서 자신감을 키우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어쩌면 음악보다도 그 자신감을 키우는게 더 큰 목표라고 미소를 보였다.

그렇다 보니 김 지휘자는 학생들이 사춘기도 크게 문제 없이 지나간다고 덧붙였다.

김종웅 지휘자는 “학생들을 한번이라도 보면 꿈의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수 있다”며 “악기 등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출범 멤버로 플루트 파트 수석인 황엘림 양(소선여중 1년) 초등학교 4학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꿈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이다.

황 양은 친구들과 함께 같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가는 것을 가장 좋은 점으로 꼽았다.

황엘림 양은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과정도 즐겁고 친구들과 만들어가는 순간이 즐겁다”며 “계속 플루트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전했다.

함께하는 순간과 함께 자신의 꿈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이같은 꿈의 오케스트라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 음악교육을 모델로 시작됐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 있던 빈민가 차고에서 이뤄졌다.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부레우(Jose Antonio Abreu) 박사가 빈민가를 떠돌던 11명의 청소년을 단원으로 출발한 것이 시초다.

엘 시스테마는 세계 26만여명의 음악인과 기업 후원으로 불우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도하는 희망의 음악교육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음악을 통해 하모니를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협동·이해·질서·소속감·책임감 등의 가치를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자신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LA필하모닉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Adolfo Dudamel Ramirez)과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Edicson Ruiz)도 엘 시스테마를 통해 배출됐다.

엘 시스테마를 통해 흘러나오는 희망의 긍정적인 힘이 베네수엘라를 넘어 세계 곳곳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의 경우 수성아트피아 꿈의 오케스트라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수성아트피아를 비롯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39개 기관이 활동 중이다.

참여자들은 대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5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됐으며 올해까지 활동한 단원도 25명에 이른다.

대부분 악기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주축이 됐으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의 어린이들이 우선 선발됐다.

교육비는 물론 악기와 교육재료도 무상으로 지원돼 학생들의 부담을 줄였다.

4년을 넘어가면서 꿈의 오케스트라는 다양한 무대에 올라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휘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13, 2014년은 각각 2회 공연을 올렸으며 지난해 3번, 올해는 4번 공연을 여는 등 공연 기회도 늘어났다.

다양한 계층 및 문화적 기반의 아동들이 함께 어우러져 지역공동체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 사회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영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은 “학생들이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사회성을 키우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인식을 키워 사회 통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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