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침체는 물론 서늘한 날씨의 영향 커
박씨는 “지난해 여름 너무 더워 에어컨이 빵빵한 대형 마트를 자주 찾았다”면서도 “올여름은 그다지 덥지 않은 데다 마트에 가게 되면 뭐 하나씩 사게 돼 집 주변을 산책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여름 대형마트·준대규모 점포 등을 찾는 야간 이용 고객이 줄어 지역 유통업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이마트 포항 이동점 등 지역 유통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야간시간대(오후 7시~0시)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5~9%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0시에 문을 닫는 이마트 포항 이동점은 오후 8시부터 4시간 동안의 야간 고객 수가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사정은 하나로마트 포항점과 탑마트 우현점도 마찬가지다.
밤 11시에 마치는 하나로마트와 탑마트는 오후 7시부터 4시간 동안의 야간 고객 수가 전년과 비교하면 5.5%와 7~8% 각각 줄었다.
이는 지역 경기침체로 소비자의 지갑이 굳게 닫혔을 뿐 아니라 여름철 더위 하면 기세를 떨쳤던 대구·경북이 평년에 비해 크게 덥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무더위를 피해 대형 마트 등을 찾던 기존 소비자가 캠핑 등 야외활동으로 눈을 돌린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마트 포항 이동점 관계자는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소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소비자 구매 패턴의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캠핑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야외 활동이 활성화된 분위기도 한몫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로마트 포항점의 경우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특판을 진행하는 등 야간 이용 고객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유통업체마다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나로마트 포항점 관계자는 “경기 침체는 물론 주변에 소규모 마트까지 경쟁에 합세하다 보니 이 기간 야간 이용 고객이 전년 대비 일 평균 47명 정도 줄었다”며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특판과 매장 구조 변경 등 대대적인 변화를 줘 분위기를 바꿔볼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