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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원 화인의원 원장
찜통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본격적인 피서 인파가 바다를 찾고 있다. 잠 못 드는 이 한여름 밤에 다행스럽게도 푸른 영일만을 빛과 희망으로 가득 채워나갈 ‘제13회 포항국제불빛축제’의 막이 올랐다.

아무쪼록 이번 축제가 세상이 온통 어수선하여 힘들어하는 포항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의 불빛을 선사하고, 나아가 일탈을 통해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낭만과 잊지 못할 추억을 가득 안기는 뜻깊은 축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포항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해맞이 고장이자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품고 있으며, 100년 이상을 밝힌 등대와 등대박물관이 있는 곳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산업화의 토대가 되었던 포항제철소의 용광로와 21세기 미래의 먹거리가 될 최첨단의 방사광 가속기를 가진 도시이다.

이렇게 포항을 대표하는 역사와 문화와 산업이 가진 상징성은 바로 불과 빛이다. 포항은 그야말로 불빛 도시로서의 역사성, 지역성, 문화성 등을 두루 갖춘 도시임이 틀림없고, 불빛문화의 발상지이자 불빛축제의 최적지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런 의미에서 포항국제불빛축제는 그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고, 그 이름값에 상응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진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포항만이 가진 풍부한 불빛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독창적인 불빛문화콘텐츠를 발굴하는데 상당한 재원과 시간을 투입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포항국제불빛축제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역사·문화·산업을 알리는 탁월한 친포항 마케팅의 장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 포항시민과 관광객들이 풍성한 불빛문화 체험과 일탈을 통해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한마당이 된다면 서서히 세계적인 축제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다.

지난 24일 막을 내린 ‘보령머드축제’에서 그 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급기야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난 머드축제는 올해 거리 퍼레이드를 새롭게 도입하는 또 다른 진화를 선보여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참여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항시는 이번 축제에 사상 최대인 1,000여명의 외국인이 방문한다고 밝혔지만 , 보령머드축제에는 올해 자그마치 44만여 명의 외국인이 찾았을 정도로 이제는 외국인들의 관광 필수코스가 되었다.

세계 최대의 축제인 브라질 삼바축제의 꽃은 역시 거리 퍼레이드이다. 그 참가 인원수만 10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시민참여형 축제가 아닐 수 없다. 포항국제불빛축제에도 한차례 거리 퍼레이드가 도입되었다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는 축제가 꽃을 피우며 진화해 나가는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시들해지는 모습을 닮았다.

해맞이를 선두로 연오랑세오녀, 일월지, 아달라왕, 등대, 용광로, 방사광 가속기 등으로 이어지는 가장행렬과 함께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가 참여하는 퍼레이드를 펼친다면 축제의 꽃으로 압권이 될 뿐만 아니라 불빛축제가 있는 서울, 부산 등 타 지역에 비해 그 차별성과 대표성에서 비교가 불가할 것이다.

또한 더 많은 시민의 참여와 국내외 관광객들의 동참을 끌어내는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거리 퍼레이드를 전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축제성장의 토대를 보다 굳건히 하고, 지역의 화합은 물론 문화와 경제도 더불어 살려 나가는 촉매가 될 것이다.

오늘날 성장한계에 도달한 철강 도시 포항이 다양성을 갖춘 미래도시로의 변화가 절박한 시기에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지역 문화산업을 발아시키는 생산적인 축제, 세계적인 축제로 진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활력을 찾는데 본격적으로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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