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포항의 낮 최고 기온이 35.9℃를 기록하는 등 대구·경북이 연일 찜통더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이마트 포항점을 찾은 고객들이 에어컨을 구경하고 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포항에 사는 주부 김지윤(43·여) 씨는 최근 비가 예상보다 적게 내리자 제습기 대신 7년 된 에어컨만 바꾸기로 했다.

김씨는 “장마 때마다 빨래 걱정에 올해는 꼭 제습기를 사려고 했다”면서도 “비가 적게 내려 그냥 에어컨만 살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올여름 장마 기간 중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지역에 비가 자주 내리지 않으면서 대표 가전제품 판매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27일 이마트 포항점 등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름 대표 효자 상품으로 손꼽히는 ‘에어컨’과 ‘제습기’가 날씨 등의 영향으로 매출 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이마트 포항점과 이마트 포항 이동점의 에어컨 매출은 1억9천100만원과 1억5천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와 153% 각각 올랐다.

롯데백화점 포항점 역시 이 기간 에어컨 매출이 1억5천596만1천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51% 증가했다.

반면 제습기는 매출이 줄거나 소폭 상승한 데 그쳐 대조를 이뤘다.

이마트 포항점과 이마트 포항 이동점의 제습기 매출은 1천100만원과 5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1.3%와 39.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포항점도 411만원으로 전년 대비 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여름은 비 오는 날이 적은 이른바 ‘마른장마’인 탓에 제습기의 필요성이 적어진 데다 2~3년 전 한창 유행할 당시 이미 구매한 소비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에어컨에 습기를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는가 하면, 유통업계가 앞다퉈 에어컨에 대한 대대적인 행사를 펼친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정부가 지난 1일부터 9월 말까지 친환경 소비 촉진을 위해 ‘고효율 가전제품 인센티브 지원 정책’을 시행, 에어컨 등 5개 품목을 대상으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최대 10%, 20만원 한도까지 환급해줘 교체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오충균 롯데백화점 포항점 홍보실장은 “마른장마로 습하지 않아 제습기 구매가 많지 않은 것 같다”면서 “무더위가 계속되는 것은 물론 사은 행사 역시 강화돼 8월 초까지 에어컨 판매가 순조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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