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영문과 JRR돌킨 교수의 소설로 영화화 돼 공전의 히트를 한 ‘반지의 제왕’ 주인공인 프로도는 키가 1m 밖에 안되는 난쟁이 호빗족이다. 콩고 동북부 삼림지역에 사는 피그미족은 어른 키가 120~140cm 밖에 안된다. 소인이 되는 건 선천적 연골 위축증이나 구루병, 어린 시절의 영양부족이나 대사장애, 선천성 심장질환 등 주로 병 때문이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4년 다국적 발굴팀에 의해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쪽 플로레스에서 호빗족처럼 작은 인류 조상의 화석이 발견됐다. 1만8천년 전부터 1만2천년 전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보이는 이 화석의 주인공은 키 1m에 뇌용량 380㏄로 2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생겨나 50만 년 전 사라진 ‘호모 이렉투스’(직립원인)의 절반 밖에 안됐다.

이와는 반대로 1956년 인류 발생의 땅인 아프리카의 한 동굴을 조사하던 프랑스 고고학자 앙리 로드가 이상한 벽화를 발견했다. 신장이 3.25m이며 우주복처럼 보이는 괴상한 옷을 입은 거인들의 그림이 여러 곳에서 확인된 것이다. 미국 뉴 멕시코의 벽화에는 발자국의 길이가 70cm인 형상이 등장하는데 이를 토대로 신장을 계산하면 적어도 5m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생인류의 조상이 지금까지의 학설보다 훨씬 다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학자들은 인정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의 평균 키가 100년간 세계에서 가장 폭풍성장을 했다고 한다. 한국 남성 키도 같은 기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영국 임피리얼대 교수 연구팀이 세계보건기구와 공동으로 179개국 18세 남녀 1천860만 명이 19145~2014년 키가 얼마나 자랐는지 조사한 결과다. 한국 여성의 키는 1914년 142.2㎝에서 2014년 162.3㎝로 20.1㎝ 자랐다. 세계 1위 라트비아 여성 평균 키 169.8㎝보다는 아직 작지만 일본이나 중국 여성보다 훨씬 더 자라 아시아권에서 1위 성장이다. 북한 여성의 키는 같은 기간 9.9㎝ 자란 159㎝인 것으로 봐서 고른 영양의 섭취가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아마도 100년 쯤 뒤에는 한국인의 평균 키가 세계에서 가장 크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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