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1시 20분께 성주군의회 의장실에서 황희종 국방부 기획조정실장과 이남우 기획관리관이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를 찾아 여론수렴과 국방부장관 등의 방문 일정 협의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왼쪽 시계방향 김안수, 정영길, 백철현 투쟁위 공동위원장, 이재복 대표 위원장, 황희종 국방부 기획조정실장, 이남우 기획 관리관.
경북 성주지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정치권의 중재로 경직국면이 대화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에서도 다양한 채널을 가동하며 성주민심 달래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28일 오후 1시 20분께 국방부 황희종 기획조정실장과 이남우 기획관이 성주군을 찾았다.

이들은 김항곤 성주군수와 짧은 시간의 면담을 가진 후 곧바로 성주군청 3층 성주군의회 의장실에 마련된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핵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재복 대표 위원장을 비롯한 정영길, 백철현, 이수경 공동위원장은 국방부 황희종 기획실장과 이남우 기획관이 배석한 가운데 약간의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시작됐다.

이날 투쟁위원회 공동 대표 모두가 “국방부 행정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국민과 성주군민들의 국방부에 대한 신뢰도가 최악이다”면서 “이 같은 이유 중 하나는 투명하지 않은 정책의 일방적 통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또 “앞으로는 대화하고, 뒤로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을 펼친다면 성주군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하고, “원칙적으로 국방부의 사드 배치 철회 후 대화한다는 것이 우리 투쟁위원회의 기조였지만, 일단 중단한 후 대화하는 것으로 양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공식적인 업무중단 발표 후 대화채널을 가동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황 기획실장은 “최근에 있었던 성주군민들의 분노에 대해서는 국방부 내 의사소통의 시점이 어긋난 것으로 보여 지며, 앞서 말한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있기 때문에 보고 차원의 여론 수렴 내용을 담아 가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황인무 국방부 차관의 말실수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풀기 위한 성주군 방문 의사를 타진하자, 공동 대책위원장들은 “말실수나 스케줄 착오 등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겠다. 성주군민들은 그렇게 옹졸하지 않다”라면서 본질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제로 한 대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황 기획실장은 “국방부 장관께서도 성주군민들의 오해를 풀고 이해를 구하기 위한 방문일정을 잡고 싶다”는 내용을 전달하며, 사실상 국방부 장관의 특사 자격을 내비쳤다.

정영길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군민 설득보다 미군 설득이 더 나을 것”이라며 우회적인 비판의 날을 세우고, ‘사드 배치 성주 중단’의 공식발표 후 대화채널을 가동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황희종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은 전화 통화에서 “27일 국방부 국장이 김세환 성주군 부군수에게 연락해 오늘 방문을 알렸으며, 오후 2시 투쟁위원회 회의시간에 맞춰 방문하게 됐다”면서 “총리와 장관이 다녀가신 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의 중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관께서도 성주군민들에게 전혀 고의성이 없는 내용과 오해로 인해 불거진 군민분노에 대해 사과의 말도 전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취지이며, 이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성주군을 찾은 배경을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의 재방문이 예고되고 있다.

황 실장 일행은 약 50분 정도의 간담회를 마친 후 김세환 성주부군수실에서 잠깐 머물렀다가 2시 20분께 성주군청을 떠났다.

권오항·박용기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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