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감상) 칠월이면 기다려지는 것들, 가령 함박눈이 온다거나 그 함박눈 같은 사랑이 온다거나, 아니면 우레 같은 이별이 온대도 칠월이면 기다려지는 것들, 하늘이 올리브빛으로 물들고 굴뚝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저녁, 그 배경을 바탕으로 누군가와 걸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칠월,(시인 최라라)



아침시단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능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