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장면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이 등장한다. 소형 감시로봇이 홍채를 통해 신분을 확인하고 거리를 지날 때 주변 폐쇄회로 TV가 홍채와 얼굴 윤곽을 인식,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같은 생체인식 기술은 자동화 장치를 이용해 지문이나 홍채, 망막, 정맥, 손금, 얼굴 윤곽은 물론 목소리, 필체, 체형, 걸음걸이 등 인간의 다양한 신체, 행동적 특성을 측정해 개인 식별과 인증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생체인식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 사람마다 달라야 할 것, 시간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할 것 등이다.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문 인식은 손가락을 인식기에 대기만 해도 개개인을 구분해 낸다. 지문 인식기술은 다른 생체인식 기술 기기보다 설치비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생체인식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홍채인식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눈의 중심부 동공을 통해 전달되는 빛을 조절하는 홍채를 이용한 생체인식 기술이다. 1960년대 초 홍채정보가 지문처럼 개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눈의 지문’으로 밝혀진 뒤 미국은 이미 29년 전인 1987년 원천특허를 등록해 두고 있다. 홍채정보가 유사할 확률은 5억 명당 1명. 거의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홍채는 출생 뒤 3세 이전에 모두 형성되고, 완성된 후 평생 변하지 않는다. 또 유전정보와 무관하게 일란성 쌍둥이도 서로 다르며 심지어 동일인도 왼쪽과 오른쪽의 홍채정보가 다르다.

그렇지만 이 인식 시스템은 지문인식 기기보다 10배 이상 비싼 데다 장치가 커서 설치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문처럼 빨리 인식하는가 하는 것도 문제였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한 홍채인식 보안 시스템을 장착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7’을 오는 19일 세계시장에 동시에 내놓는다고 한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의 32.7%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돋보인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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