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관광자원화 어떻게 할 것인가?] 9. 대구 하늘열차가 배워야 할 국내외 관광자원화 사례

대구도시철도 3호선 하늘열차가 야시장이 열리는 서문시장 주변을 힘차게 달리고 있다.
평균 11m 높이 상공에서 대구의 도심에 산재한 인문자원과 관광명소를 생동감 있게 볼 수 있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하늘열차는 보다 더 효율적으로 풍부한 관광콘텐츠를 연계해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실행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 용인 에버라인, 독일 부퍼탈 모노레일, 일본 오사카 모노레일이 실천하고 있는 관광자원화 방안에서 교훈을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번 회에서는 그동안 제시한 국내외 관광자원화 사례를 되짚어 보고, 대구의 하늘열차가 택해야 할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역사(歷史)의 힘

세계 최초의 현수식 모노레일인 독일 부퍼탈의 슈베베반 중 황제의 차라는 관광상품을 운행하는 기관사가 1900년대 의상을 입고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1901년 3월 1일 개통한 독일 부퍼탈 모노레일 ‘슈베베반’(Schwebebahn)은 100여 년 간 쌓은 ‘역사’(history)를 잘 활용하고 있다.

슈베베반 개통 전 시험운행과 개통식 때 빌헬름 2세와 황후 오귀스트 빅토리아가 탑승한 사실을 바탕으로 ‘황제의 차’라는 모노레일 관광상품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1900년대 의상으로 무장한 기관사와 가이드가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부퍼탈의 옛이야기를 해설 형식으로 들려준다는 발상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그래서 슈베베반의 황제의 차는 모노레일이라는 열차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성공적인 관광상품이 됐다.

만프레드 교어겐스 부퍼탈마케팅 홍보책임자는 “산업혁명의 중심지인 부퍼탈에서 슈베베반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황제 부부가 시범운행에 나섰던 일, 서커스를 위해 슈베베반에 올랐다가 추락했으나 목숨을 건진 코끼리 등 역사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들이 슈베베반의 자산이 됐다”며 “역사는 슈베베반의 성공적 운영에서 가장 큰 성공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의 무인경전철인 부산도시철도 4호선 또한 역사를 기반으로 한 특색있는 관광자원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철도 역사 안에 만든 국내 최초의 역사 전시관인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이 그것이다.

임진왜란 동래읍성 전투의 역사가 있는 역사(驛舍)인 수안역에서는 동래읍성 축소모형을 비롯해 동래읍성 전투를 3D 동영상으로 체험할 수도 있다. 평소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데도 학생과 일본인 관광객 등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에는 2011년 개관 이후 하루 평균 123명씩 총 4만5천13명이 방문했다.

수안역 대합실 바닥에도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였던 송상현 공의 위상과 절개를 상징하는 수자기(帥字旗)를, 벽면에는 동래부사접사왜도와 동래부순절도, 임진전란도를 새겨 역사교육의 장으로 만들었다.

최낙철 부산교통공사 홍보실장은 “도시철도 역사 자체가 관광콘텐츠가 된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며 “4호선 이용객 증대 및 외부 관광객 유입 효과로 도시철도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객기능 그리고 연계 프로그램

용인 에버라인과 오사카 모노레일은 대규모 집객시설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건설됐고, 이를 연계하는 관광자원화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오사카 모노레일의 경우 만박기념공원과 오사카 공항, 리츠메이칸대학교 이바라기 캠퍼스, 센리토요미우리 문화센터 리모델링, 엑스포 시티 등의 시설 덕분에 1990년 개통 초기 하루 평균 1만5천 명의 승객이 작년에 12만1천 명을 넘어섰다. 2007년 운임을 대폭 올린 덕분에 누적 적자를 모두 해결하고 지난해 17억5천 엔이라는 흑자를 기록했다.

집객기능을 더 높이기 위해 ‘이야기 모노레일’ ‘맥주 모노레일’ ‘와인 모노레일’을 도입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애니메이션의 나라답게 자체 캐릭터도 만들어 오사카 모노레일 홍보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물론 대규모 집객시설과 연계한 티켓상품 개발도 활발한 편이다.

오사카고속철도(주) 홍보책임자인 도야마 히로히사 기획계장은 “대구도 하늘열차를 이용해야만 닿을 수 있는 대규모 집객시설을 널리 활용하고 이와 연계한 티켓 상품을 운영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용인 에버라인도 애초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용인시 재정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애물단지였지만, 시내버스 노선과의 연계와 다양한 환승할인을 편 덕분에 효자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경전철과 역사 주변 전통시장과 연계한 프로그램, 스템프 랠리, 학생 서포터즈를 활용한 홍보 캠페인을 관광자원화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관광콘텐츠와 연계한 관광활성화

독일 부퍼탈 모노레일 슈베베반은 부퍼탈강을 따라 운행하는 탓에 강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지역까지 운행하는 또 다른 유형의 차량 관광을 개발했다. 90분짜리 관광버스를 슈베베반과 연계, 부퍼탈의 주요 호텔과 공연장, 동물원을 잇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용인 에버라인도 32개 버스 노선을 경전철 역사를 거치도록 하고 용인대와 강남대 셔틀버스를 역사에 정차하도록 하면서 집객기능을 높였고, 각 역사 주변에는 도심형 데크공원과 산책로, 자전거도로, 수경시설, 실개천 등을 설치해 사람들이 모여들도록 만들었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대구의 하늘열차 역사 주변에 있는 이상화고택에서 일본 관광객이 게스트하우스에서 빌린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근대골목과 청라언덕, 김광석 거리 등의 산재한 관광자원을 오가는 시티투어버스와의 연계를 더 강화해야 하고, 도시철도 1, 2호선, 기타 교통시설과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도출해야 한다. 더불어 하늘열차 역사에서 도보로 오갈 수 있는 관광코스 개발도 시급하다.

대구경북연구원 상생협력연구실 연구위원인 송재일 박사는 “부산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에 만든 경전철 홍보관과 같은 모노레일 홍보관을 통해 하늘열차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기반한 잠재 관광객 유치전략도 필요하고, 기존 시티투어 코스와 연계 가능한 하늘열차 시티투어 연계상품도 급선무”라면서 “대구에 즐비한 관광콘텐츠와 하늘열차를 연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늘열차와 연계한 시티투어 코스와 대중교통시스템 개편과 더불어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할 수 있는 통합 패키지 요금제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배준수기자 baepro@kyongbuk.com
사진=유홍근기자 hgyu@kyongbuk.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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