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김항곤 성주군수가 성주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성주지역 배치 철회 등 강경입장을 보였던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원회)의 8일 토론회에서 기존의 ‘성주배치 철회’와 ‘국방부와 소통’ 의견이 동시에 나와 강경 일변도에서 정부입장을 고려하는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방부가 사드의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 배치를 위한 후속조치에 대해 지난 8일 한미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의 철회 방침 고수와 대통령의 제3지역 발언에 대한 검토 의견이 분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투쟁위원들의 자유형식을 통한 발언권이 보장된 토론에서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와 성주지역 철회 그리고 제3지역 검토를 의식한 발언 등이 나왔다.

특히 이날 투쟁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한 군수의 입장을 청취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군수를 비롯한 부군수 등 집행부 관계자를 참석시켰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사드배치 철회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고수하지만, “기차가 마주보고 달리면 결국은 부딪히게 된다”면서 기존의 자세에서 한발 물러선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군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터널을 슬기롭게 극복해 군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투쟁위원회 내부에서는 사드배치 반대 목소리와 함께 사드철회를 주장하며 정부와의 소통의 여지를 열어야 한다는 각각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양립현상을 내보였다.

김안수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제3지역 이전의 내용은 토론의 주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못을 박고, “ 사드철회를 위한 투쟁위원회의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방부에서 연락해오면 만나서 대화를 할 여지는 열어두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항곤 군수를 비롯한 도·군 의원들이 “아무리 잘해도 비단옷 입고 밤길 걷는 형국”이라는 표현으로 군민들에게 오해를 받기 십상이라며 “그 분들을 믿어 달라”는 말로 선출직들의 고뇌를 대신 표현했다.

투쟁위원회는 오는 11일 오후 4시께 정의당 심상정, 노회찬 의원을 비롯한 대구·경북도당 인사들의 방문의 건과 15일 ‘사드가고 평화오라’는 주제의 사드철회 평화촉구 결의대회에 대한 안건을 상정·의결했다.

이날 80명의 미용사가 815명을 대상으로 삭발식을 하고, 평화집회 등에 이어 오후 8시부터 1시간 정도 촛불집회를 연다. 2천여 명의 성주군민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성주군안보단체협의회(11개 단체)는 9일 오전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재검토 발언에 대한 국방부의 즉각 이행과 군수는 안보문제와 군민생존을 동시에 해결하고, 성주군민 무시한 국방부장관 사퇴 그리고 지역경제 함몰 시킨 국방부는 배상할 것”을 주장한다.

한편 백악관 10만 청원서명은 8일 오후 5시40분 현재 9만371명을 넘어서며 10만 서명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항·박용기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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