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체험 방울토마토
동해의 푸른 바다를 담은 포항시 북구 청하면 이가리 언덕 위에는 정교은 양의 이모할머니 냉동공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출렁이는 동해가 시원하게 보인다.

지난달 23일 토요일, 김유나 어린이 기자와 함께 이모할머니의 공장에 다녀왔다. 그곳에는 온갖 채소들을 볼 수 있게 넓은 밭들이 줄지어있다.

때마침 그곳을 지키는 진돗개 보미가 새끼를 여섯 마리나 낳아서 귀여운 새끼들을 볼 수 있는 행운도 따랐다.

요즘 농촌 체험이라고 하면 체험비를 내고 짜여진 프로그램을 통해 체험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마음껏 돌아다니며 보고 만지고 따서 먹으며 즐겁게 하루를 보냈다.

밭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작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당근
고구마, 고추, 가지는 기본이고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쌈을 싸먹는 근대, 케일, 쑥갓, 적치커리, 상추가 여기저기서 쑥쑥 자라고 있었다.

또 수박, 참외, 옥수수, 토마토, 호박이 싱싱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고 당근, 참깨, 땅콩, 강황, 울금은 아기자기하게 예쁜 잎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모할머니의 밭은 마치 마법의 땅 같았다. 우리는 미로 같은 밭을 돌아다니며 구석에 있는 채소의 잎 모양까지 관찰했다. 책에서만 보았던 당근과 땅콩의 잎은 앙증맞게 귀여웠다. 그리고 강황과 울금이라는 것을 처음 보았는데 잎이 돌돌 말려 있는 게 신기했다.

강황은 우리가 좋아하는 커리의 주원료라고 하셨다. 카레 가루는 많이 보았지만, 그 원료를 직접 보니 신기했다.

이모할머니께서는 우리를 데리고 다니시며 친절하고 다정하게 채소 하나하나를 꼼꼼히 설명을 해주셨다. 우리끼리 볼 때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던 작물들이 설명을 듣고 다시 만져보고 관찰해보니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았다.

옥수수는 따서 삶고, 방울토마토는 따서 바로 입에 넣었다. 정말 신선했다. 토마토를 먹다가 한쪽에 썩은 토마토와 잎이 누렇게 변하고 잘 자라지 못한 토마토들이 보였다. 왜 그런지 여쭈어보았더니 양분을 잘 받지 못해서 그렇다고 하셨다.

이모할머니께서 잘 보살펴주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면서 사람도 관심을 가져주고 토닥여 주면 힘이 나듯이 식물도 마찬가지라고 하셨다.

온종일 밭 사이를 돌아다니고, 태어나 이제 갓 눈을 뜬 강아지와 놀고, 대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며 크고 있는 토종닭까지 쫓아다니느라 얼굴이 벌겋게 익었지만 오랜만에 자연을 느끼며 친구와 하루를 보냈던 시간이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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