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아이스링크장 등 매출도 덩달아 신장

9일 오후 더위를 피해 이마트 포항 이동점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포항에 사는 주부 배혜림(33·여) 씨는 최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에어컨을 틀고 있지만, 전기세 걱정에 집 근처 백화점에 가는 시간이 많아졌다.

배 씨는 “백화점이 집에서 가까워 두 아이를 데리고 밥을 먹을 겸 자주 간다”면서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적용되는 누진세로 요금 폭탄을 맞을까 우려돼 시원하게 보낼 방법을 찾다 고심 끝에 백화점으로 정했다”고 귀띔했다.

찜통더위로 백화점 등 시원한 도심 속 피서지를 찾아 나서는 시민이 속출하고 있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하려니 폭탄 같은 전기요금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의성의 낮 최고기온이 33.4℃를 기록했으며, 경주 31.9℃, 대구 31.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대구·경북의 낮 최고기온이 연일 30℃ 이상 오르면서 비용 부담 없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백화점, 대형 마트, 아이스링크장 등으로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자 관련 업체의 매출 역시 덩달아 오르고 있다.

9일 오후 더위를 피해 이마트 포항 이동점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백화점, 무더운 날씨 속 고객 유치 위해 발 벗고 나선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지난달 1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가량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월 말 무더위가 절정을 이른 데다 ‘포항 국제불빛축제’까지 열려 당시 30% 이상 매출 신장을 이끌어 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또한 12, 13일 양일간 10층 하늘공원에 무더운 여름을 피할 수 있도록 고객을 위한 쿨존을 마련, 미니 풀장과 원목 파라솔 등을 설치한 뒤 무료로 운영, 매출 신장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충균 롯데백화점 포항점 실장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멀리 가기엔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러운 고객이 쇼핑부터 식사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백화점으로 오는 듯하다”면서 “쿨존이 개장하면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꾸준하게 무더위 속 인기 아지트로 손꼽혀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던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7일까지 이마트 포항점과 이마트 포항 이동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하면 0.3%와 1.3%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이마트 포항 이동점은 더위를 피해 마트에 고정적으로 출근하는 고객(?)이 1~2명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윤석 이마트 포항 이동점 인사파트장은 “더위가 계속 이어진다면 고객도 꾸준하게 방문할 것”이라며 “주로 신선 과일이나 육류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포항 아이스링크장을 찾은 방문객이 더위를 피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아이스링크장, 이보다 시원할 수 없다.

가족 단위 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포항 아이스링크장 역시 지난 7월부터 9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5%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링크장 안의 실내 온도가 4~5℃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매점 등이 있는 밖에도 17~18℃를 유지하고 있어 더위를 피하기 안성맞춤이다.

이와 함께 1인당 초등생 7천500원, 청소년 8천원, 성인 8천500원만 내면 시간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해 방학을 맞아 지난달부터 평일 평균 150~200명, 주말 300~400명으로 가족 단위 이용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배창완 포항 아이스링크장 영업팀장은 “30명 이상 단체 방문객은 할인도 받아 가족뿐 아니라 교회나 학원 등에서도 더위를 피해 많이 찾는다”며 “매점 등 휴게실이 잘 갖춰져 있다 보니 식사도 해결 할 수 있어 아이보다 부모에게 더 인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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