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석] '천년야행'행사에 자원봉사자 70여명 활동 '호평'

▲ 경주 밤하늘을 수놓은 풍등 모습.
지난달 29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신라천년의 고도, 경주의 밤은 아름답고 멋있고 즐거웠다.

첨성대 유적지 일원에서 거대 프로제트 ‘천년야행’행사가 열렸다.

경주시와 경주문화원이 주최하고, 문화재청과 경상북도가 후원한 이 행사는 7개의 야간 진행 테마인, 야로(夜路), 야설(夜說), 야화(夜話), 야경(夜景), 야식(夜食), 야사(夜史), 야숙(夜宿)이 망라된 여름밤의 종합축제였다.

경주시 관련 행사기관들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더운 여름 날씨에 땀 흘리며 묵묵히 일해 준 자원봉사자들의 숨은 노고도 찬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특히 경주문화원(원장 김윤근)에서는 천년야행이 전국 10대 문화재행사의 하나로 선정되기까지 행사 기본계획 입안은 물론, 심사·선발과정을 거치는 동안 주된 산파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그 시행과정에서 본원 소속단체인 ‘경주문화지킴이’와 ‘문화유산해설사’ 등 7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힘을 합쳐, 행사에 필요한 소도구를 만들고, 행사진행교육과 예행연습에 기꺼이 동참하였다.

그들의 충실한 봉사활동이 이 행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큰 힘이 되었다.

봉사자들은 야행답사팀, 행사진행팀, 체험팀, 야식 지원팀으로 구분되어 임무가 수행되었다.

야행답사팀의 경우, 오후 6시 30분부터 월지(月池·안압지)에서 출발하는 관람객들 20~30여 명씩을 한 팀으로 모아, 문화유산 해설사와 도우미 봉사자 각 1명씩을 붙여, 그들을 행사장 따라 인솔하면서, 주변 유적지를 설명해주었다.

신라고취대(일종의 신라시대 군악대) 퍼레이드에 참여시켰고, 첨성대 잔디밭에서 벌어지는 선덕여왕 행차극도 잘 볼 수 있도록 도왔다. 이어 그 옆 넓은 잔디밭에서 풍등(바람에 날려 보내는 등불) 행사가 있었는데 큰 등 안에 불을 켜 달고 밤하늘을 향해 날리는 행사로 인기가 대단했다.

가족 또는 연인끼리 등불을 밝힌 뒤 소원을 빌며 하늘을 향해 등을 띄우는데 등이 떠오를 때마다 환호성이 터지고, 참가자들은 즐거워하며 만족해했다. 야경 중에도 가장 멋진 볼거리였다.

그들 옆에서 등(燈)을 잡아주며 불을 켜주는 봉사자들은 무척 바빴지만, 흐뭇했다. 첨성대 건너편에서 시행되는 서라벌 비디오 쇼를 보며, 대능원으로 들어가 숲길을 지나, 천마총에서 금관과 천마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마지막 코스인 길 건너 봉황대 야식 잔치에도 참여케 했다.

이곳에서 원하는 사람들을 원 출발지인 월지(月池) 주차장까지 데려다 주면 밤 11시쯤 돼서야, 그날 행사 안내는 끝나는 것이다.

특히 행사 마지막 날 밤은, 관람객들과 자원봉사자 모두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첨성대 주변에서 피날레 행사로 관람객들이 띄운 수백 개의 풍등(風燈 )이 경주시의 여름 밤하늘을 수놓으며 떠갈 때, 관람객들은 열광했고 감동했다.

이날 풍등 행사가 끝나고 등들이 하늘로 사라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천둥 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졌다. 2~3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쏟아진 굵은 비는 오래 계속된 여름 더위를 날려버렸다.

사람들은 시원하고 상쾌해 했고,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환호를 해댔다. 아마도 하늘이, 등불을 날려 어둠을 밝혀주며 ‘천(天), 지(地), 인(人)’의 맥을 잇게 해준 고마움과 수고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며 사람들은 수근거렸다.

그래서 ‘천년야행’은 하늘과 사람과 빛 그리고 물이 만들어낸 여름밤의 시원한 축제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천년야행 행사는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또 한 차례 실시할 계획인 만큼, 이번에 보지 못한 분들은 그때 보시길 권하고 싶다. (문의 경주문화원 054-743-7182).



(이 사업은 지역신문발전 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