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미 시인의 새 시집이다.
세계의 다양한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 ‘나’라는 자아가 지닌 고유한 세계는 무엇인지 모색하는 시들이 담겼다.
“페르난두 페소아는 알베르투 카에이로이자 리카르두 레이스이고, 알바루 데 캄푸스이다/그의 이름은 수십 개, 이들은 이명동인이지만 또한 이명이인이고자 한다//나는 어디까지 나일 수 있을까//나는 어떻게 나임을 증명할 수 있으며 어느 순간 나의 다른 얼굴을 드러내어서는 안 되는가” (‘나의 다른 이름들’ 중)
시인은 나와 세계 사이에 놓인 긴장의 영역인 ‘침묵’에 주목한다.
“침묵은 들을 수 있는가 침묵은/느낄 수 있는가 침묵이, 침묵을…. 괴롭히지 말자/침묵을 그냥 침묵이게 놔두자” (‘침묵지대’ 중)
1990년 등단한 시인은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 ‘기억의 행성’ 등을 펴냈다.
민음사. 168쪽. 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