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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웅 포항시축제위원회 사무국장
축제는 끝났다. 가장 뜨거운 여름날 나흘 동안 열렸던 올해 포항국제불빛축제가 마무리되었다.

사상 최대인파가 몰렸고, 날씨도 좋았으며 질서정연한 시민과 관광객의 축제참여자세에 높은 점수를 주시는 분이 많았다.

하지만 축제판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흐름의 변화를 꼽으라면 ‘젊은 층의 축제참여 열기’가 상상 이상이었다는 것.

“외지 젊은 층 관광객의 축제 프로그램 참여가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는 축제평가 교수들의 분석이 아니어도 올해 불빛축제장에서는 예년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역동성’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그랬다. 학생과 청년층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기획이 주효했다. 구체적으로 버스킹페스티벌에는 전국에서 60여팀 300여명이 예심에 참가하며 축제열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또 참가자들의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기 위해 입상자를 다음날 무대에도 올리는 시도를 했다.

낮 시간대 체험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퐝! 퐝! 영일만물총대전’도 대성공을 거두며 외지 젊은이들의 포항행을 재촉하게 했다.

특히 가족, 친구 단위로 참가한 1천여명의 물총놀이 일탈은 지켜보는 구경꾼들에게도 신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물총대전에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사전접수를 하고 내려온 마니아들만 300여명에 이르렀다,

또 올해 불빛축제는 지역 대학생들의 지역사회 참여 ‘통로 역할’을 하면서 땅에서도 대학생들의 열정 불꽃을 볼 수 있었다. ‘얼쑤~ 불빛퍼레이드’ 식전공연에는 한동대학교와 포항공과대학교 응원단이 차례로 나와 맞대결을 펼치며 관객들에게 포항의 패기를 선사했다. 물벼락이 쏟아지는 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펼쳐진 영일만물총대전에서는 포항공과대학교와 부산 동아대학교간의 응원전이 불을 뿜었고 선린대학과 포항대학 학생들은 각각 응급구조와 자원봉사로 땀 흘리며 축제장의 든든한 ‘일꾼’이 되었다.

이 밖에 한국관광공사가 축제현장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외부관광객의 84%가 축제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만족한 사람 연령별로는 20대가 가장 많은 25%였고 40대 23%, 30대 16%, 50대 15% 등으로 집계돼 앞으로도 청년층의 포항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울산과 부산 경남권에서 많은 청소년 관광객이 급증, 포항을 젊은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지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나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이 지닌 천혜의 해양 관광자원을 잘 활용해 상설화된 ‘놀자리 창출‘이 구체화 된다면 일자리 창출 이상의 경제적 수익과 고용 효과가 충분하다는 가능성을 이번 제13회 포항국제불빛축제가 보여주었다.

다른 자치단체가 따라올 수 없는 ‘포항만의 놀 자리 창출’이 일자리 창출만큼이나 더 중요할 것이라는 미래성장 동력의 징후를 축제에서 보고야 말았다



이한웅(포항시축제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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