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역 벤처기업들의 아이디어를 살펴보기 위해 포항창조경제센터를 방문해 이강덕 포항시장 등과 함께 각 부스를 일일이 돌아보며 설명을 들었다.

이 특별한 행사는 포스코가 지난 2011년부터 특별한 아이디어를 갖춘 벤처기업들을 선정해 직접 투자하거나 외부투자자를 연결해 주기 위해 6년째 마련하고 있는‘제 11회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였다.

이는 포스코가 지난 2004년부터 협력사와 성과공유를 통해 상생발전을 도모해 온 ‘동반성장’정책의 또 다른 발전방향이었다.

동반성장정책은 포스코와 직접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사들이 창의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제품생산에 적용시켜 나오는 성과물을 나누는 성과공유의 개념이었다.

그러나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는 포스코 업무와 관련되지 않더라도 지역 벤처기업들의 탁월한 아이디어를 찾아내 기 직접 자본 투자 및 외부투자유치, 아이디어의 산업화를 위한 각종 지원을 펼쳐주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 협력정책으로 풀이할 수 있다.


□동반성장정책과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포스코는 창업이후 안정적인 생산체제가 갖춰지면서 철강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체계가 중요함을 깨닫고 지난 1999년 공급사에 대한 명절 구매대금 조기 집행 등 일찌감치 동반성장의 기틀을 쌓아왔다.

특히 지난 2004년 7월 국내기업중 최초로 공급사와 공동과제수행을 통해 발생한 성과금의 50%를 공급사에게 보상하는 것은 물론 장기계약 체결, 공급사 성과평가(SRM)시 가점부여, 공동특허 출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성과공유제를 도입시켰다.

이같은 동반성장정책은 지난 2009년 포스코 품질향상을 목표로 중소기업청과 기술개발(R&D) 기금을 조성, 포스코에게 필요한 중소기업 R&D과제에 대해 개발비를 현금 지원하고, 개발 성공 시 일정기간 구매를 보장하는 ‘민관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으로까지 발전됐다.

현재 포스코는 성과공유제·금융지원·기술협력·일자리 창출 및 소통강화 등 모두 32개에 이르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포스코는 물론 협력기업과의 상생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협력기업들과의 동반성장 기반을 다진 포스코는 지난 2011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신선한 아이디어를 갖추고도 성장기반을 찾지 못하고 있는 지역 벤처기업들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다.

이름 그대로 아이디어장터인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는 올해 6년째를 맞으면서 포스코의 대표적인 벤처창업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poscoventure.co.kr)를 통해 지원희망 예비창업자 및 벤처기업으로부터 상시 신청을 받은 뒤 자체검증시스템을 통해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이어 외부전문가로부터 사업성 검증과 멘토링을 받은 뒤 마켓플레이스 행사장에서 심사위원과의 1대1 질의응답 형식으로 출품된 아이디어에 대한 사업설명 기회를 갖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지원하나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의 특징은 포스코가 지원대상으로 선정한 기업들에게 마케팅 지원·전문가 연결 등 멘토링 지원과 함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통해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필요 시 포스코가 직접 지분투자 및 자금지원에 나서 우수 아이디어를 갖춘 벤처 및 예비창업자들이 조기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 매출증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이끌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선정된 기업들에게 우선 10주간에 걸쳐 사업회 및 마케팅 지원· 전문가 연결 등 멘토링 지원을 한 뒤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하며, 필요시 지분투자 및 자금지원도 이뤄진다.

이같은 절차를 통해 포스코는 지난 2011년부터 122개사를 선정·육성하는 한편 이들중 53개사에 대해 약 85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358억원의 외부연계투자도 이뤄냈다.

이들 53개사는 투자시점 202억원이었던 매출이 340억원으로 69%나 성장했으며, 458명의 고용창출효과까지 거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자금지원과는 별개로 이들에 대한 기술 지원을 위해 포스텍·한동대·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철강대학원 등 연구개발 기관의 전·현직 연구원과 교수진을 포함해 5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강소기업육성 기술지원단도 운영 중이다. 이외에 지난해 RIST를 주축으로 한 포스코 포항시 클린포항 전문기술지원단을 구성, 현장방문을 통한 기술지원과 연구개발과제 발굴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 개소한 국내 최초 민간창조경제혁신센터인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 및 예비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실제 제품을 만들어 시연할 수 있는 아이디어 시뮬레이션 공간을 비롯해 모형제품 전시실, 멘토링 및 컨설팅 룸과 원스톱 서비스존(법무·금융·특허·고용), 1인 예비창업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유레카 랩 이용도 지원해 준다.



□6년간의 투자성과

포스코는 지난 6년간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지원으로 지역 벤처기업의 성장기반 조성에 힘을 보탰다.

그중 (주)라온닉스는 스팀을 이용한 탈지기술을 개발한 업체로 지난해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에서 2015창조경제대상 아이디어·창업경진대회’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2015년 창조경제박람회에서도 ‘투명전도성 발열체 신소재 개발을 위한 코팅시스템과 순간온수기’로 큰 관심을 모았다.

라온닉스는 현재 개발된 기술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처글루텍(대표 김명호·차형준)은 포스텍과 함께 수중에서도 강력한 접착력을 유지하는 홍합을 응용해 자연상태의 접착단백질을 재조합하는 인공배양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자연추출로 접착단백질을 1g 생산할 때 1만 마리의 홍합이 필요해 상용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됐던 것이, 포스텍이 홍합의 접착 단백질 유전자를 추출해 대장균에서 대량 배양하는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상용화가 가능하게 됐다.

㈜헬로긱스(대표 이신영)는 모터·LED·빛 감지센서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블록을 조립해 자동차·로봇 등을 만들고, 이들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연결해 실제 스마트폰에서 조작이 가능한 키트인 ’비트브릭‘을 개발했다.

비트브릭은 블록 조합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을 어린이들이 직접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하도록 함으로써 어렵게만 느껴지는 소프트웨어 학습에 재미와 흥미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발전방향

포스코는 올해도 14개 벤처기업을 선정해 지원에 나섰다.

올해 지원대상기업들은 디지털시대에 걸맞게 기존 노트북·스마트폰 등에 10나노미터(nm)두께의 필름부착만으로 3D화면을 구현하는 기술,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Android·IOS·Windows·DLNA·WiDi 기반 OS 시스템에 무선 연결이 가능한 수신기 등 세계 시장을 향한 다양한 기술들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날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창조적 혁신은 포스코의 DNA이자 경제도약의 원천이므로, 포스코는 유망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지역산업경제와 융합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며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들의 성공적인 사업화와 글로벌 성장을 이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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