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전쟁 강제 징용자 추모…1997년 지역 출신 강인창씨 세워

지난 1997년 영양읍 남산에 세워진 한의 비의 모습.
“‘한의 비(恨의 碑)’를 아십니까?”

제71주년 8·15 광복절을 맞아 영양읍 남산 호국공원 옆 한의 비가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희생자를 추모하고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리는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한의 비’는 태평양전쟁 당시 비극적인 전쟁 중 하나였던 오키나와 전에 강제 징용되어 억울하게 희생된 한국인들을 추모하고 비극의 역사적 사실을 후대에 널리 알리고자 했던 영양 출신으로 2012년 작고한 강인창 씨가 세웠다.

강 씨는 지난 1997년부터 일본의 시민단체와 함께 ‘한의 비 건립을 위한 모임’을 발족, 자발적 모금을 통해 1999년 영양군에 먼저 세워지게 됐다.

이후 2006년 오키나와에도 똑같은 형태의 ‘쌍둥이 추모비’ 한의비가 세워졌다.

한의 비는 무엇보다 이 비를 건립하는데 한국인들이 아닌 양심 있는 일본인들이 참여했다는데 그 의미가 깊다.

오키나와 민중 조각가 긴죠 미노루 선생이 조각한 한의 비는 두 눈을 가린 채 일본 순사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는 아들을 보며, 슬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조형물 옆으로 넋을 위로하는 시가 비석에 새겨져 있는데 17년여라는 세월 동안 다소 변색 됐지만, 여전히 과거의 아픈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한의 비를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만행이 빚어낸 아픔을 함께 나누고 희생자를 추모하며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는 현장으로 가꾸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희생자 강인창씨 증언집이 오는 11월 한국어판과 일본어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