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영 순경(경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경찰관)
2011년 대구의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 이후 경찰, 학교, 지역사회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학교폭력실태조사에서 피해응답률이 2012년 1차 조사결과 12.3%에서 시작하여 2016년 1차 조사결과 0.9%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폭력은 존재한다.

“애들이 싸우면서 크는 거지. 다 성장하는 과정이야”

우리는 이런 말을 한번 씩 들어 본 적이 있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친구들끼리 놀다가도 서로 의견차이로 인해 아니면 이유 없이 감정이 상할 때가 있다.

그럴 땐 서로 말다툼이나 몸싸움을 하기도 하고 조금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친하게 지낸다. 다툼을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감정을 겪어보고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위의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친구들의 관계가 서열화 되어 힘의 균형이 깨어진 관계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고 성인이 되어서까지 트라우마가 남는 등 자라면서 한번 쯤 겪는 성장통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피해가 심각하다.

학교폭력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폭력이 이미 일어난 경우 대처 방법 또 한 매우 중요하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피해를 당하고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복이 두려워서, 자존심이 상해서, 자신의 문제를 감추려고 하는 성향 등이 주된 이유다.

이렇게 혼자만 끙끙 앓고 있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더 심각해지거나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 할 수 있는 것이다. 숨기지 말고 주변에 알려야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을 목격한 친구들은 방관자로 남지 말아야 한다. 학교폭력을 알리는 것, 고자질이 아니라 용기 있고 정의로운 행동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학교폭력을 당하거나 목격한다면 117에 신고하거나 학교전담경찰관에게 꼭 알려주길 바란다. 학교전담경찰관은 학생들이 손을 내민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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