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잔디밭 일부를 야채밭으로 바꿔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을 한 것이 화제였다. 2009년 이 운동을 주도한 로저 도이런은 “오바마 가족이 백악관 잔디밭 일부에 유기농 야채를 기르자는 아이디어”라고 청원 배경을 밝혔다. 그는 백악관에 야채 정원을 조성하면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수백만 개의 유사한 정원이 생기는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 했다.

지난 2013년 12월과 2014년 1월 백악관 인터넷 청원 사이트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글랜데일 시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을 두고 한일간의 청원전이 벌어졌다. 일본 측이 먼저 “일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이 같은 움직임에 맞서 한국 측에서도 “소녀상을 보호해 달라”는 반대 청원을 올렸다.

백악관 청원 사이트는 이처럼 어쩌면 사소한 일이기도 한 백악관에 야채밭을 만들자는 주장에서부터 국가 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는 일까지 다양한 청원들이 올려진다. 소녀상 문제 외에도 우리나라와 관련한 청원들도 많았다. 제18대 한국 선거에 부정이 개입됐다며 재검표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 백악관이 한국 대선의 부정선거 여부를 답변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이 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구원파 수사가 종교탄압 이라며 백악관 인터넷 사이트에 청원하기도 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둔 지난 2014년 3월에는 “대한제국 국새 반환하라”는 청원이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 큰 호응이 있었다. “1950년 6·25전쟁 당시 미군 장병이 불법적으로 유출한 국새와 어보 등 대한제국 보물이 미국에 있다”면서 오바마 방문에 때맞춰 이들을 모두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미국에 있던 황제지보 등 9점의 국새와 어보를 반환받는 성과를 냈다.

미국 백악관은 150명 이상이 30일 이내 지지 서명한 청원은 누구나 검색해 볼 수 있게 공시하고 있다. 또 10만 명 이상의 지지서명을 받은 경우에는 60일 이내에 의무적으로 답변하게 돼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청원 사이트 ‘위더피플’에 ‘사드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 참가자가 10만 명을 넘었다. 백악관의 반응이 주목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