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청을 항의방문 하려는 김천시 농소면 주민들을 태운 버스가 경찰에 포위당해 갇혀있는 모습.
17일 성주군를 방문하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나가는 길목을 막기로 했던 김천시 농소면 주민들이 성주군청 항의방문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17일 농소면사무소에서 열린 농소면 긴급 주민 간담회에서 주민대표들은 오후 2시 한민구 장관의 성주 방문에 맞춰 성주 CC 골프장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제작, 성주군청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16일 농소면 이장 협의회에서 한민구 장관이 지나갈 수 있는 김천시 농소면과 성주군 초전면 경계 길을 막기로 한 결정은 지난밤 트랙터, 경운기 등으로 이미 실행한 만큼 주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전한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이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제3의 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 철회 발표가 있을 때까지 투쟁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은 비상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쟁 자금을 모금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성주 CC 골프장 검토가 이완영 국회의원과 김항곤 군수의 합작품이라는 주장이 나와 향후 지자체 간 갈등으로 확산 될 조짐이다.

위현복 김천 사드 배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농소면 임시 의장은 “지난 박근혜 대통령과 대구·경북 초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국회의원에 따르면 이완영 국회의원이 제3의 장소 검토를 요청했고, 제3의 장소가 검토되면 김항곤 군수가 책임지고 성주군민들을 설득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면서 지금의 사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다음 성주 CC 골프장 검토내용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그때 다 이야기된 것 아니겠냐”며 “성주는 안 되고 김천은 된다는 식으로 김천 시민을 무시한 이완영 국회의원과 김항곤 성주군수의 사과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1시 ‘성주 골프장 추천한 성주군수는 사죄하라’, ‘성주에 안 되는 사드, 김천에는 해도 되나’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제작해 버스 2대에 타고 성주로 향한 44명의 농소면 주민들은 성주군청을 1.5km 앞에 두고 핸들을 다시 김천으로 돌려야만 했다.

오후 1시 30분 성주 군청에서 5분 거리도 채 되지 않는 성주중학교에서 경찰이 3개 중대 병력을 동원해 버스를 포위한 것이다,

일부 주민들이 빠져나와 성주군청을 방문해 결의문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나머지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두 시간 이상을 뙤약볕 아래 버스에 갇혀있어야만 했다.

이들은 김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후에야 왔던 길을 되돌아 갈 수 있었다.

박정훈(44) 씨는 “경찰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버스를 포위하고 우리를 가뒀다”며“우리는 시위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한민구 장관에서 단지 김천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것뿐으로 버스 안에는 60대 70대 노인들이 대부분”이라고 경찰을 비난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