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철회투쟁위 간담회…투쟁위 내부 "대안론" vs "배치 철회" 의견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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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한민구 국방장관이 경북 성주를 방문해 성주군청에서 사드배치투쟁위를 비롯한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항곤 성주군수와 간담회를 가졌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사드배치 정국이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제3지역 이전 촉구를 계기로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배치지역 결정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북 성주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배치를 둘러싼 성주지역 내의 철회주장과 제3지역 이전을 촉구하는 민민 갈등, 성주·김천의 지역 간 갈등이 촉발되고 있어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17일 오후 한민구 국방장관의 성주 방문에 앞서 김천시 농소면(가칭)사드배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임시위원장 위현복)와 주민들이 전세버스 2대를 이용, 성주군을 찾아 롯데스카이 힐 성주CC로의 사드배치 이전 반대를 주장하며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성주읍내 성주중학교 인근에서 경찰 저지로 군청을 향하지 못했다. 성주군민들과의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완영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군)이 대통령 면담 당시 제3지역 이전 건의가 받아들여지면 군민설득에 나서겠다.”는 내용을 파악하고 왔다면서 성주CC결정은 김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집단 반발했다.

오후 1시40분께 성주군청 정문에 들어선 한민구 국방장관 일행은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는 200명 정도의 군민과 취재진에 둘러싸이면서 순간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군수실을 찾은 한 장관은 약 20여 분 정도 김항곤 군수와 대화를 나눴다.

이날 성주사드배치 철회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원회)와 국방부와의 비공개 간담회는 오후 2시 성주군청 5층에 마련된 간담회 회의실에서 이재복 투쟁위원회 대표위원장을 비롯한 3명의 공동위원장과 김항곤 성주군수,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 국회의원 등이 한민구 장관을 비롯한 황희종 국방기조실장, 김현기 범정부현장지원단장 등 9명과 머리를 맞댔다. 총 47명이 참석했다.

한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갑작스런 배치 결정에 대해 성주군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며, 북 핵이 없다면 사드도 없을 것이다. 국가의 충정을 이해해 줄 것”을 당부하고, “오늘은 군민 여러분의 질타를 받고, 최선을 다해 설명 드릴 것”이라며 방문배경을 밝혔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한 투쟁위원의 제3지역 이전 제안에 일부 위원이 동조했고, 이완영 의원은 국방장관에게 검토의향을 질의했다.

한 장관은 “의견이 모이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 순간 5명의 투쟁위원은 “이간질 시켰다. 투쟁위원회는 죽었다”며 간담회장을 뛰쳐나오며 한때 분위기가 경색되기도 했다.

향후 투쟁위원회의 진로가 각각의 상반된 주장이 표면화되면서 갈래 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18일 오후 2시 성주군청 1층 대강당에 열리는 투쟁위원회와 군민과의 간담회에서 ‘제3지역 이전’과 ‘사드배치 철회’ 주장에 대한 상반된 논란이 점화되고 있어 갈등봉합 여부가 초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정부는 군민이 수긍할 수 있는 확실한 창구를 마련하고 진솔한 대화를 꾸준히 이어가 주길 바란다"면서 "성주군민도 국가안보를 위한 불가피성을 충분히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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