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망명 타진하다 불발…유럽 내 국가에 체류 중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귀순으로 북한 주요 인사들의 탈북이 조명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당 자금을 관리하던 유럽내 북한 주재원이 지난해 우리 돈으로 수십억 원을 들고 잠적, 유럽의 한 국가에서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19일 “북한 노동당 39호실 소속 A씨가 지난해 주재하던 유럽의 한 국가에서 작년 말께 잠적했다”면서 “그가 당시 수십억 원 상당의 자금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A씨는 현재 유럽의 한 국가에 체류 중이며, 현지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들고 잠적한 수십억 원 규모의 자금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자금이나 비자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유럽의 한 국가에서 20여 년을 살면서 이 지역의 북한 자산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초 미국행을 희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에선 그가 소지한 자금 규모가 4천억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대북 소식통은 전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도 “1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 정도의 비자금을 가지고 망명하는 경우는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4천억 원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비자금 인출 시 보디가드,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 도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등 3명 정도가 붙어 서로 감시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4천억원설’에 대해 “2006년 이후 대북제재로 북한이 은행에 예치할 수 있는 돈에 대해 감시받고 통제받는 상황에서 4억달러에 달하는 비자금을 관리자가 인출해갔다는 것은 소설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A씨가 태영호 보다 고위급일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두 사람은 조직이 다르기 때문에 위아래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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