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마이애미 비치 나이트클럽, 해변 등 임신부 방문 제한 구역 지정

미국 본토에서 최초로 자생 모기에 의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된 플로리다 주에서 또 다른 지카 전파 지역이 등장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19일(현지시간) 마이애미 시 마이애미 비치 구역에서도 모기에 물려 지카에 감염된 5건의 사례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새 감염자 중 2명은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주민이고, 나머지 3명은 뉴욕, 텍사스 주, 대만에서 놀러 온 관광객이다.

이로써 플로리다 주에서 서식하는 모기에 물려 지카에 감염된 환자는 총 36명으로 늘었다.

그간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북쪽에 있는 2.6㎢ 면적의 윈우드 구역이 유일한 지카 확산 지역이었으나 마이애미 비치 면적 3.9㎢ 구역에서도 또 다른 전파가 발견되자 지카 총력 방어에 나선 플로리다 주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윈우드 구역에 내린 임신부 방문 제한 권고를 마이애미 비치 구역으로도 확대했다.

임신부는 지카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마이애미 비치 나이트클럽, 주요 보행도로, 해변 방문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천혜의 관광지로 관광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플로리다 주는 많은 외지인이 찾는 마이애미 비치 구역에서 지카가 확산하면 큰 타격을 입는다.

스콧 주지사는 “관광객과 그 가족들에게 플로리다 주는 안전하다는 사실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면서 모기 방역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스콧 주지사는 주 보건국에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내 호텔과 식당, 관광 명소에 모기 방역 작업을 무료로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마이애미 시와 인근 해변에 머문 관광객 1천550만 명 덕분에 플로리다 주는 244억 달러(약 27조3천280억 원)의 경제 효과를 누렸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노릇을 하는 호텔과 식당, 관광지에 당연히 방역 작업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스콧 주지사는 아울러 CDC에 지카 검사 키트 5천 개와 임신부를 위한 지카 예방 키트 1만 개를 달라고 요청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연방 재난관리청(FEMA)과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거듭 압박했다.

플로리다 주 보건국은 강력한 방역 활동으로 윈우드 구역 내 지카 확산이 점차 줄고 있다고 소개했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살충제 공중 살포와 호별 집중 방역으로 윈우드 구역의 모기 개체 수를 90%나 줄였다”고 밝혔지만, 모기가 서식하는 곳에 지카 바이러스가 공존하는 만큼 계속 경계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윈우드 구역과 달리 고층 건물이 많고 강풍이 부는 마이애미 비치 구역에선 살충제 공중 살포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기에 보건 당국은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상 방제 작업에 전력을 기울일 참이다.

신생아의 소두증과 뇌 질환을 유발하고 성인의 뇌 질환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에 물려 주로 감염된다. 1차 감염자와의 성관계로도 2차 감염이 이뤄진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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