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SNS단체, 비공개회의 성토하며 투쟁위원회 해체 요구

사드배치 결정에 대해 ‘철회’와 ‘제3후보지 물색’ 주장이 양분된 가운데 새로운 대안을 요구하는 군민 목소리를 두고, 이를 반대하는 일부 단체가 투쟁위원회 해체를 요구, 파국모드로 돌입하는 형국이다.

경북 성주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배치 결정 40일을 넘기면서 각기 다른 목소리로 갈라진 민심이 봉합될지 여부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국방부장관 방문, 18일 군민토론회, 19일 투쟁위원회 회의 등을 거치면서 제3지역 이전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성주사드배치 철회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원회)가 군민간담회의 건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철회’와 ‘이전’이 논의됐다.

공개와 비공개회의가 잇따라 이어지면서 대안론에 무게가 실리며 공식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21~22일 양일간 발표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20일 오전 투쟁위원회 회의에서 제3지역 이전에 대한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투쟁위원회를 찾은 일부 주민이 투쟁위원회 해체를 요구했고, 투쟁위원은 “해체하겠다”는 말로 각을 세웠다.

투쟁위원회 내부 위원에 따르면 “투쟁위원회 본연의 활동에 제동을 걸며, 자신들의 주장과 맞지 않으면 타도 대상이 되는 험악한 분위기에서는 존재 이유가 없다”라며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도 필요한 것인데 떼거리로 몰려와서 목청 높여 해체하라고 하면 해체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 투쟁위원회 회의에 앞서 1318 카카오톡 방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주민 약 30여 명이 찾아 “제3지역 언급은 투쟁위원회 구성 목적에 배치된다. 청와대와 국방부, 이완영 국회의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성주에 사드를 배치해야겠다는 주장에 맞장구를 치는 어처구니없는 반 군민 행위”라고 주장했다.

“제3지역 논의를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친 이들은 자신들을 “사드배치 반대를 위해 활동을 전개해 오는 카카오톡 방 1318방을 비롯해 다른 6곳에서 합의한 단체”라고 하며, “그간 촛불집회에서 확인된 참가자의 뜻과 단체 채팅 방에서 확인된 참가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유인물을 작성했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투쟁위원회 회의를 전후해 “무슨 비밀이 그렇게 많나. 성주 팔아먹고 공개할 것인가”라며 비공개회의를 성토하면서도, 오마이뉴스 등 3개 언론사 외에는 다른 언론사를 들여보내지 말라는 이중적인 행태의 모순을 보이기도 했다.

대구·경북 일부 취재기자들은 “오랜 기간 취재활동을 해왔지만, 선별적 취재를 강요받기도 처음이며, 기자증명서를 검열받아가며 취재를 해온 적은 더더욱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본연의 업무만 아니면 오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서 “엊그제까지만 해도 성주를 홍보했는데…”라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화했다.

한편 21일 열릴 투쟁위원회 회의가 속개될 지 여부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어 투쟁위원회 해체 여부가 관심의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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