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대해 찬성 반대를 놓고 군사, 외교, 정당권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의견차이는 당연하다. 다만 국회의원의 경우 국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있는 만큼 그 찬반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대구경북지역에서 유일한 야당의원인 김부겸 의원(대구수성갑)이 사드반대를 표명한 것은 나름의 소신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의원 중 사드의 한국 배치를 지지하는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유승민 의원(대구동갑),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새누리당 의원), 국방차관 출신인 백승주 의원(구미갑)이다.

이철우 의원은 사드 대체 후보지가 자신의 지역구인 김천 인근으로 부상하자 난처한 입장에 처했지만 사드 배치에 대해 ‘선(先)설득 후(後)배치’로 사드 배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22일 오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만나 국방부가 사드 배치 대체 후보지 검토를 결정한 것과 관련 “사드 후보지를 발표할 땐 주민들을 충분히 설득한 다음에 발표를 해달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을 아는 사람인데 대응시스템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사드 배치 지지에 대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 의원은 “내 지역에 온다고 해서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제가 국가를 생각하면 절대 반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유승민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가장 먼저 “옳은 결정”이라고 힘을 실었다. 유 의원은 2012~13년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와 SM3의 선제적 도입ㆍ배치를 주장했고, 2014년엔 사드 문제로만 대정부질문을 자청해 “우리 예산으로 사드 2~3개 포대를 배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정부가 성주를 사드 대상지로 발표한 과정은 미숙했다”며 성주가 최적의 안도 아니다“면서 성주군민이 대승적 결단을 기대했다.

백승주 의원은 ”사드 전자파가 인체나 농작물에 피해가 없다“며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줄곧 강조했다. 백 의원이 지난달 26일 성주군민과의 간담회에서 ”구미 금오산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고 말해 구미시민들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지만 역시 소신으로 이해된다.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정부가 밝힌만큼 대구경북지역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입장표명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본다. 표계산을 하며 여론 눈치보기로 사드사태를 피해가려 한다면 이보다 비겁한 행위가 없다. 너무나 중대한 사드 뒤에 숨어서 지역이나 국가를 위해 말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사후 면밀한 대책을 세워 나가려며 사드배치에 대한 찬반 입장이 서야 하기때문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