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성명 초안 회람 예고…中 "SLBM 발사 반대", 러 "규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성명 논의에 들어갔다.

안보리는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미국, 일본 정부의 요구에 따라 2시간 동안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언론성명 채택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회의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해 “자세 변화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촉구를 무시한 것”이라며 “깊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안보리 8월 의장국으로 이날 회의를 주재한 람란 빈 이브라힘 유엔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대다수 이사국은 (북한을) 비난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브라힘 의장은 이어 “우리는 언론성명에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검토하겠다”면서 “미국이 성명 초안을 작성하면 내용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미국도 회의에서 성명 초안 회람을 예고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중국측은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러시아측은 규탄한다는 얘기를 각각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미국이 작성한 초안이 나오는대로 이를 회람하면서, 본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의견을 내는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지금까지의 성명은 15개 이사국의 합의 하에 채택됐다.

북한은 24일 동해상에서 SLBM을 시험 발사해 성공했다.

이번 SLBM은 지금까지 북한의 4차례 시험발사 중에서 가장 먼 500㎞를 비행해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80㎞ 정도 침범한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SLBM 성능이 한층 개량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보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사용을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보고 북한의 도발 때마다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2발 발사 때에는 긴급회의를 열었음에도 이사국들이 합의한 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채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 유엔 주재 대사의 규탄 기자회견을 갖는 데 그쳤다.

미국이 안보리의 언론성명 채택을 주도했으나 또 다른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의 우방인 중국이 성명에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를 명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불발됐다.

이번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서는 중국이 반대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성명 채택에서 중국의 협조 여부가 주목된다.

전날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한 입장에 대한 질문에 “사태를 더욱 긴장시키고 복잡하게 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SLBM 발사에 대응해 안보리 긴급회의가 소집됐고 중국이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점에 주목한다”면서 “(안보리에서의 대응을 위해)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반 사무총장은 이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북한의 SLBM 발사를 비난했다.

반 총장은 “북한은 (긴장) 상황 완화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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