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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내년 대선 출마설이 대두된 뒤 최근 들어서는 잠룡들의 표풀리즘성 행보가 잇따르고 있어 벌써 과열 현상의 조짐들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지난 1일부터 전국을 돌며 민생 투어에 나섰다. 김 대표는 지난 4일에는 거제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 앞 마을회관에서 마을 아낙들과 함께 손빨래하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려 많은 이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마을회관에는 세탁기도 없나?”에서부터 “뒤집어 입은 러닝셔츠와 반바지 차림에 ‘쩍벌남’ 자세”라는 등 대부분 사람들이 “대선 행보의 지나친 이미지 사진”이라고 쏘아부쳤다.

김 대표는 또 지난 11일 전남 영광에서는 “왕을 뽑는 것이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민주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고 개헌론에 불을 붙이며 최근 박 대통령의 불통 정치에 쓴소리를 덧붙혔다. 그는 또 광주를 방문하여서는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총리는 호남 사람을 앉히겠다”고 말을하는 등 좌충우돌식 대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표풀리즘성 대선 행보라는 비판을 듣고 있는 박원순 서울 시장의 경우 서울 지역 젊은이들 가운데 취직을 하지 못한 2천831명에게 매월 50만 원씩의 취업 준비금을 6개월간 주겠다는 발표를 한 후 지난 7월에 이들에게 돈을 지급하려다 중앙정부의 제동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박 시장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이 같은 행보는 “대표적 포퓰리즘성 대선 행보라”고 꼬집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선 행보는 그야말로 전략적 광폭이다. 히말라야 등산을 비롯해 백령도와 전방부대 시찰 등 노무현식 좌파의 색깔을 지우기 위한 보수화 행보가 가장 눈에 두드러진다. 특히 그는 국론이 반쪽이 되어있는 사드배치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최근 잠룡군에 진입한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기문화재단이사장에 한완상 전 부총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부총리는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싱크탱크였던 ‘담쟁이 포럼’ 이사장을 맡았었다. 그는 유신정부 때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된 후 80년대에는 학생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기도 하다.

남 지사는 그런 이력의 한 전 부총리를 경기문화재단 이사장직에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지사는 이로써 내년 대선을 겨냥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맨토역을 맡았던 보수책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과 진보진영의 거목인 한 전 부총리를 영입함으로써 보수와 진영의 양 날개의 균형을 맞추었다.

차기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한사람으로 떠오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의식해 많은 잠룡들이 대전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표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들에게는 충청권이 더 이상의 캐스팅 보트가 아닌 대선의 향배를 주도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대전에서 충청권 및 전국위원장들과 연석회의를 가졌고 문재인 전 대표도 소리 없이 대전을 찾아 지인들과 만남을 가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이날 대전을 찾아 지지자 모임행사에 참석하고 김무성 전 대표도 지난 15일 대전을 찾아 권선택 대전시장과 만났다.

국내가 사드배치와 우병우 의혹 등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민심이 어수선한 마당에 대선 주자라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꿈의 성취’만을 위한 행보를 하고 있어 과연 이들에게 국가의 최고 직책을 맡길 수 있을까하 는 의구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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